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대국민성명을 발표, 두 아들 및 주변 인물들의 비리의혹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지난달 6일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을 통해 대국민 성명을 대독토록 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사과한 뒤 46일만이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42분께 청와대 세종홀에서 KBS, MBC, SBS, YTN 등 방송4사로 생방송되는 가운데 대통령 자신이 직접 쓴 대국민 사과성명을 2분여 동안 다소 쉰 목소리로 담담하게 읽어내려갔다. 김 대통령은 성명을 읽어내려가기 전에 먼저 고개를 깊숙이 숙여 행동으로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고개를 들 수 없는 심정', '자식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책임을 통절', `부끄럽고 죄송한 심정', `이렇게 참담한 일' 이라는 등의 표현을 써가며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김 대통령은 자식들에 대해서는 "법의 규정에 따라 엄정한 처벌을 받게 될것"이라고 강조한 뒤 자신은 국정에 전념해 모든 소임을 완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대통령은 대국민 성명을 읽어내려가는 도중 몇차례 고개를 떨구는가 하면 만감이 교차하는듯 다소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또 김 대통령은 자신의 `부족함'과 `불찰'을 언급한데 이어 "저의 처신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했다"며 `처신'이란 표현을 쓰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대해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은 "말 그대로 해석해 달라"면서 "이것은 이뜻이라고 딱히 못박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처신'이란 표현의언급 배경과 의미에 대한 해석을 피했다. 이날 성명 발표에는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을 비롯, 안주섭(安周燮) 경호실장과 대통령 특보 및 청와대 비서실 수석들이 배석했다. 이에앞서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께 박 실장을 불러 `오늘(21일)중에 대국민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준비토록 했다고 박선숙 대변인은 전했다. 대통령 차남 홍업씨에 대한 구속이 집행되자마자 즉각 대국민 성명이 발표된 데대해 박 대변인은 "특별히 언제 하겠다고 결정해 놓은 바는 없었다"면서 "아마 (성명을 발표하겠다는) 생각을 죽 하고 계셨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