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하 양원이 연이은 중국내 탈북자 사태를 인권 차원에서 중시하고 탈북자의 북송 중단과 외교공관 불가침권 보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각각 만장일치로 채택한데 이어 의회 일각에서 탈북자의 미국 망명 허용을 입법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탈북자 결의안을 발의한 민주당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을 비롯해 상하 양원 의원들은 중국내 탈북자들의 미국 망명을 수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입법을 조만간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의회차원에서 탈북자 문제가 새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마크 스티븐 하원의원도 이날 워싱턴에서 탈북자 문제와 관련한 회견을 하고 적은 수라 하더라도 일정 비율의 탈북자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의회와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한 탈북자의 수용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탈북자난민협의회 유천종 회장도 이날 하원으로 스티븐 의원을 예방하고 미국은 중국내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고 이들 가운데 미국 시민권을 가진 친척이있을 경우 이들을 우선적으로 수용하고 난민에 대한 할당제를 탈북자들에게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스티븐 의원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유 회장은 전했다. 미국탈북자난민협의회를 비롯한 탈북자를 지원하는 인권단체들은 의회가 비록제한적이긴 하지만 탈북자들의 미국 수용을 입법화할 경우, 이의 실현을 위해 정부와 의회 및 관련기관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상원 법사위는 그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21일 오전 상원 의회별관에서 탈북자 청문회를 열어 중국내 탈북자 실태와 탈북자 관련 북한 인권상황 전반을 집중조명하고 탈북자 대책과 후속 조치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상원 법사위는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각)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을 포함해 아서 듀이 국무부 인권담당차관보, 연방국제종교자유위 펠리크 가어 위원, 탈북자지원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 박사, 탈북자, 북한 수용소 생존자, 비정부기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문회를 개최한다. 미국 상원은 이번 청문회 결과를 토대로 탈북자 결의안 채택에 이어 의회 차원의 후속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져 상하 양원의 탈북자 관심 확산에 따른 미국의회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앞서 상원은 지난 14일 외교위에서 외교공관의 불가침성 보장과 탈북자 강제송환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데 이어 19일 전체회의에 이를 상정해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브라운백 상원의원 등이 공동 발의한 이 결의안은최근 일련의 중국내 탈북자 처리와 관련해 "외교와 영사업무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중국은 외교공관의 불가침성을 보장하고 안전을 제공할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며 탈북자들 수색과 이들에 대한 북한 강제송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미국 하원도 지난 11일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송환을 반대하는 결의안을 406대 0의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중국 당국에 유엔난민협약에 따른 국제의무를 준수하고탈북자들의 강제송환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케네디 상원의원과 브라운백 상원의원, 톰 데이비스 하원의원, 로이스 하원의원 등 공화, 민주 양당 의원들은 지난 5월 하순 워싱턴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탈북자 안전 망명과 북한 송환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