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장남인 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은 21일 자신에 대한 탈당 요구가 재차 불거진 데 대해 "탈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 정치부패근절대책위원장인 신기남(辛基南) 의원이 자신의 탈당 문제를 공식 건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내가 왜 탈당계를 내야 하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또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도와달라고 열심히 호소했다"며 "지역구인 목포에서 도지사, 시장, 도의원을 모두 당선시켰고 기초의원 내천자 22명중 17명을 당선시켰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당원으로서 의무를 다했고, 선거결과지역주민의 `재신임'을 받았음을 강조함으로써 탈당 요구를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자신에게 탈당 압박을 가하는 일부 쇄신파 의원들에 대해 '지방선거의 패배의 책임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김 의원측은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당내 논의가 진전되는 것을 지켜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으나, 탈당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는 쪽으로 선회함으로써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당내 논란 종식을 기대했다. 민주당내에서 신기남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고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쇄신연대 총간사인 장영달(張永達) 의원조차 신 의원 발언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 점도 김 의원에게 힘이 됐다. 그러나 일부 쇄신파 의원들의 탈당 압박이 한층 거세지면서 당내 공식기구에서 탈당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동생인 김홍업(金弘業)씨에 대한 사법처리로 여론이 더 악화되는 방향으로 돌아선다면 김 의원이 탈당을 결심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