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참패로 내홍에 시달리고 있는 민주당내에 다양한 신당설이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재보선후 재경선 용의' 입장을 천명하고 18일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이 제안이 수용됨으로써 재보선후 정계개편 등정국구도의 유동성을 높인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당주변에서는 노 후보 중심의 제2창당을 통해 당의 외연을 확대, 민주당간판을 내리고 새롭게 태어나자는 주장과 제3세력으로 지칭되는 정몽준(鄭夢準) 박근혜(朴槿惠) 의원 등을 영입, 대통령후보 경선도 다시 하자는 주장 등으로 나뉜다. ◇ '盧후보 중심' 신당론 = 노 후보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판단에서 노 후보 중심의 신당 창당을 통해 힘을 결집시켜야 한다는 것이 요체다. 특히 지방선거 참패가 현 정권의 부정부패와 확고히 단절하지 못한데 그 원인이있다고 보고 있는 당내 다수 의원들은 차제에 `민주당' 간판을 내리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는 점에서 재무장을 위한 신당 창당에 적극적인 편이다. 이 경우, DJ와의 확고한 차별화와 `노무현 컬러'로의 탈바꿈이 기본전제가 될전망이다. 여기에 한나라당내 개혁.진보 세력도 끌어안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노 후보가 후보선출 이후 말해온 정책구도 정계개편의 일환인 셈이다. 그러나 지방선거 참패후 정계개편의 추동력을 일정부분 상실한 노 후보와 민주당이 개혁세력을 끌어안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도 많다. 때문에 재보선 이후 정국상황을 지켜 보면서 신당 깃발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 경우에도 노 후보를 반대하는 세력을 배제하고 `소수 정예'의 개혁신당을 만들자는 주장과 `노 후보와 이인제 대표' 체제로 당의 가용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는설 훈(薛 勳) 의원 등의 주장으로 엇갈린다. 설 의원은 특히 "지금은 당권.대권이 분리돼 있다"면서 "이 의원을 만나 얘기해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반면 추미애(秋美愛) 최고위원은 "외연확대보다는 국민에게 신뢰받고 지지받는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말해 노 후보 중심으로 당색채를 더욱 분명히 하는 방식을 강조했다. ◇ `제3세력 영입' 신당론 = `노 후보 배제론'이 깔려 있다. 현재의 당과 노 후보의 지지율로는 연말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새판'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주로 이인제(李仁濟) 의원계의 중부권 의원들과, 영남지역 일부 원외지구당 위원장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는 `제3세력 영입론'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의지지도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더욱 목소리를높이고 있다. 제3세력 영입론은 김기재(金杞載) 의원이 처음 거론한 이후 송석찬(宋錫贊) 의원 등 충청권 의원들이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월드컵 16강 진출의 1등공신인 정몽준 의원을 영입해 정 의원 중심의 `MJ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송 의원 등 충청권 의원 4명은 17일 오찬 모임을 갖고 "외부인사도과감히 영입해 원점에서 시작해야 승산이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으며, 모임에서는 IJP(이인제.김종필) 연대, 정몽준 의원 영입 등의 방안 등이 일부 거론된 것으로알려졌다. 이 모임에 참석했던 박병석(朴炳錫) 홍재형(洪在馨) 의원은 "신당 창당에 부정적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지만 지방선거 패배로 위기감을 느끼는 충청.경기지역 의원들의 경우 제3세력 영입을 통한 백지상태에서의 출발이라는 정서에 대부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인제 의원계 일부 의원의 경우, 재보선후 정국상황에 따라 탈당을 결행,자민련, 박근혜.정몽준 의원등이 참여하는 제3의 신당 창당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국추이 관망론 = 시기면에서 지금은 신당 창당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인식을 토대로 하고 있다. 박상천(朴相千) 정대철(鄭大哲) 정균환(鄭均桓) 최고위원 등도 당의 외연확대에기본적으로 찬성하면서도 향후 정국 추이를 지켜보며 말을 삼가고 있다. 그러나 정대철 위원의 경우 "재보선 이후 후보 경쟁력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박근혜, 정몽준 의원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러면 당을 같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특정인물 영입론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지금은 민주당이 무슨 일을 해도 국민을 설득시킬 수없으므로 숨죽이고 있다가 대선이 가까워올 무렵 반(反) 이회창 세력을 묶어 신당을창당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