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18일 지방선거 참패 후 대책과 관련, "우선 2년후를 목표로 당을 쇄신하고 재조직해 당력을 길러야겠다"고 말하는 등 재기 의지를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마포구 신수동 당사에서 열린 지방선거 당선자 대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이 사람은 자민련과 옥쇄할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4자 연대' 등 정계개편 과정을 통해 8.8 재보선이나 대선에 신축적으로 대응하되, 궁극적인 목표는 오는 2004년 17대 총선에 두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또 김 총재가 사석에서 간간이 밝혀온 대로 '국회의원 10선' 달성과 82세가 되는 2008년까지는 정치 현역으로 남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풀이도 있다. 그러나 자민련 의원들은 "코앞의 8.8 재보선과 대선에 대해선 언급도 하지 않는 당에 누가 지지를 보내겠느냐"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총재는 당내 혁신론 등을 염두에 둔 듯 "당내 여러 의견이 있고, 충정에서나온 것이라는 것도 잘 안다"며 "그러나 밖으로 여러가지 소리가 나면 건설적으로 보는 세상이 아닌 만큼 하고 싶은 말은 당내에서 하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17일 63빌딩에서 열린 소속의원 만찬에서 김 총재는 정우택(鄭宇澤)의원 등이 "당이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혁신론'을 주장하자, "환골탈태가 말처럼 쉽나. 결국 나보고 물러나라는 이야기 아니냐"고 말해 자신의 '2선 후퇴' 문제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에선 또 이완구(李完九) 의원이 "생각이 정리안돼 말을 아끼겠다"고 밝히는 등 의원들이 전반적으로 발언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자 김 총재는 "나 때문에 말하기 곤란하다면 비켜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상의를 집어드는 바람에 몇몇 의원들이 만류하기도 했다. 이날 김 총재가 만찬장에 들어설 때도 평소와는 달리 어떤 의원도 김 총재에게 다가서지 않아 김 총재는 조부영(趙富英) 부총재가 말을 붙이기 전까지 한동안 먼산을 바라봐야 하는 어색한 장면이 빚어졌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