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보정당의 양대축을 이뤘던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이 6.13 지방선거를 계기로 명암이 엇갈렸다. 민주노동당은 비록 울산시장 당선이 유력시돼던 송철호(宋哲鎬) 후보가 영남의 지역장벽을 넘는 데는 실패했지만 기초단체장 2명, 광역의원 2명, 광역비례대표 의원 9명, 기초의원 31명을 당선시키는 개가를 올렸다. 특히 민노당은 사상 첫 도입된 정당명부투표제를 통해 107만여표(6.5%)에 그친 자민련을 제치고 134만여표(8%)를 얻어 정당지지도 순위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또 민노당은 당장 오는 15일 지급되는 1억3천여만원의 정당보조금을 포함해 연평균 8억원 가량의 정당 국고보조금과 연말 대선에서 수억원의 선거보조금을 받는 등 지위 격상을 이뤄냈다. 민노당의 이같은 성과는 민주노총이라는 거대 조직의 지원과 울산 등 노동계 세력이 강한 도시를 중심으로 한 표밭갈이, 진보정치에 대한 국민의 시각 변화에 힘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민노당 이상현(李尙炫) 대변인은 "비록 울산시장 선거에서 패했지만 진보세력의 정치세력화와 원내진입을 위한 발판을 이뤄냈으며, 특히 정당투표를 통해 호남에서 제 2당으로 도약하는 등 전국적으로 제3당으로 성장했다"고 자평했다. 이와는 반대로 사회당은 이번 지방선거에 광역단체장 3명과 광역의원 6명, 비례대표 광역의원 16명 등 모두 25명의 후보를 냈지만 단 한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으며 정당투표에서도 26만2천여표(1.6%)에 그쳐 비례대표 의석 배분과 국고보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해 분루를 삼켜야 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원용수 대표는 14일 성명을 통해 "지방선거의 저조한 결과는 이 시대 이 나라에서 좌파 이념정당으로서 국민적 정치를 펴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면서 "민중후보 운동을 계승한 유일한 좌파 이념정당으로서 대선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고 대표직을 사퇴했다. 사회당 이은영(李恩英) 부대변인은 "사회당의 의석확보는 실패했지만,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의 선전은 축하할 만한 기쁜 일"이라며 "당을 재정비해 대선에 대비할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