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5시 30분 일제히 막을 올린 지방선거개표방송은 방송사들이 심혈을 기울인 데 비해서는 다소 맥빠진 결과를 낳았다.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월드컵 G조의 마지막 예선 경기가 벌어져 시청자의 관심이 분산된데다 대부분 광역단체장 후보의 당락이 일찌감치 판가름났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6시 출구조사와 전화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발표한 방송사들의 광역단체장 당선자 예측조사 결과는 제주도 한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치했다. 다만 제주도지사에 대한 예측조사 결과만이 엇갈려 각 방송사 관계자와 시청자들이 늦은 시간까지 흥미진진하게 이를 지켜봤다. 제주도가 방송사간 예측조사의 우열을 가르는 관심지역으로 떠오른 것이다. 결국 마지막에 웃은 곳은 SBS였다. 새벽 3시경 72.8%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민주당 우근민 후보(51.6%)는 한나라당 신구범 후보(45.3%)를 6.3%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당선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이날 오후 6시 개표 시작과 함께 SBS는 우후보와 신후보의 예상 득표율을 51.5%와 46.1%로 발표했다. 표본오차 ±1.8% 내에서 정확히 맞힌 셈이다. KBS 역시 우후보의 우세를 점치기는 했으나 49.3%와 48.9%로 오차범위(±3.2%)내에서 접전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에 MBC는 오차범위(±4.0%) 내에서 신후보(49.3%)가 우후보(47.7%)를 앞서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희비가 엇갈린 것은 출구조사 여부나 분석방법의 차이에 따른 것일 수도있으나 기본적으로 SBS의 예측조사가 가장 표본오차가 작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BS는 13일 오후 11시 이전부터 우후보의 `당선 확실' 사실을 보도했으나 KBS는이튿날 새벽 3시가 넘어서야 `당선 확실'이란 자막을 내보냈다. 생중계를 계속한 KBS는 2시 45분께 우근민 당선 예상자에게 전화연결을 시도한 데 이어 취재기자가 제주지사의 민주당 승리 사실을 보도할 때까지도 예측 시뮬레이션에 의한 `당선 확실'을 발표하지 않아 의도적인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MBC는 KBS보다도 훨씬 시간이 지난 뒤 우후보의 당선 사실을 자막으로 보도했다. 이날 SBS는 8시 30분부터 멕시코와 이탈리아의 경기를 중계하며 자막으로 개표결과를 방송했고 MBC도 12시 이전부터 자막 중계체제로 전환해 이날 벌어진 축구 경기를 녹화중계했다. KBS1은 새벽 3시 10분까지 계속 개표결과를 생중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