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텃밭인 대구에서 40% 가까이 득표해 한나라당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무소속 이재용(李在庸) 후보의 선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이번 선거 결과에 지역 여론이 반영됐다는 점에서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의 대선 가도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 아니냐는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의 선전은 우선 뛰어난 인지도가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있다. 한나라당 조해녕(曺海寧) 후보가 지난 95년 민선시장 낙선 이후 지역에서 잊혀진 인물인 데 반해 이 후보는 민선 남구청장을 두차례 연임하면서 퇴폐업소 일소,미군기지 이전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또 선거를 1개월여 앞두고 문희갑(文熹甲) 시장이 수뢰 혐의로 전격적으로 구속된 것을 지켜본 시민들 사이에 청렴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이 후보가 호감을 산 것도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가 관선 대구시장과 내무장관 경력을 가진 조 후보를 맹추격할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밑바닥 정서에 이상조짐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탈당과 한나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최고 득표를 노렸다가 당 핵심의 견제로 4위로 밀려난 강재섭(姜在涉) 최고위원의 좌절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함께 한나라당 핵심을 겨냥한 `정권을 창출하면 지역에 등을 돌리지 않겠느냐', `대구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라는 회의적인 여론도 무소속으로 표심이 기우는데 한 몫을 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따라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는 우호적인 지역정서를 더욱 공고히하려는 한나라당측과 지역정서 균열을 노리는 미래연합 등 여타 정치세력과 세력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대구=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moon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