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나선 강근호(68) 후보가 1년2개월 사이에 연거푸 민주당 후보를 눌러 기염을 토했다. 고희(古稀)를 앞둔 강 당선자는 작년 4월 군산시장 재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 민주당 김철규(61) 후보를 누른데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황이택(47)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눌러 `민주당 킬러'의 명성을 높였다. 그는 7명이 입후보한 이번 선거에서 오랜 지역정치 활동에 따른 인지도를 바탕으로 선거운동 초반부터 상대후보들을 제치고 독주하기 시작해 예상대로 큰 표차로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강 당선자는 유신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군산지역장.노년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은데다 현직 시장의 프리미엄도 작용해 일찌감치 승세를 굳혔다. 그는 8대 국회의원 시절인 지난 72년 북파 공작원 난동사건인 실미도 사건을 국회에서 폭로하고 유신독재 체제에 항거했다는 이유로 보안사 서빙고 분실에 끌려가혹독한 고문을 당해 한쪽 다리를 못쓰게 되는 고초를 겪었다. 이같은 민주화 투쟁경력은 군산시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나 이후 치러진국회의원과 도지사, 시장 등 각종 선거에서 번번이 낙선해 한때 실의에 빠지기도 했다. 7전8기 끝에 작년 재선에서 시장에 당선돼 목민관의 길로 접어 들었으며 같은해 9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심의위원회'에서 민주화 운동에 공헌한 그의 경력을 인정해 29년만에 명예를 회복하는 기쁨도 누렸다. 강 당선자는 "오랜 세월 정치적 박해와 온갖 불이익을 받으면서 억울한 누명에시달려 왔다"며 "나의 당선은 군산시민들의 승리"라고 감격했다. 그는 또 "군산시의 발전과 시민의 복지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하는 것만이 시민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며 "선거공약을 반드시 실천해 시민들의경제와 문화, 복지를 책임지는 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군산=연합뉴스) 전성옥 기자 sungo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