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복래기자 = 6.13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전국 16개 시.도지사 선거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곳을 석권한 것을 비롯, 모두 11개 지역에서 승리하는 등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광주와 전.남북 등 호남권과 제주 등 4곳, 자민련은 충남 1곳을 차지하는데 그쳐 참패했다. 또 전국 2백32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14일 오전 1시30분 현재 한나라당은 총141곳에서 선두를 달린 반면 민주당은 1위 지역이 41곳에 그치는 등 6.13 선거를 계기로 한나라당은 사실상 지방정부를 대부분 장악했다. 이에따라 향후 정국은 민주당과 자민련의 위기가 `헤쳐모여식' 정계개편의 동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커졌고 충청권 의원들의 활로 모색 등으로 정치권 전체가 격랑에 휩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98년 2기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3곳 모두 패했던 한나라당은 `미니 대선'으로 불린 서울을 비롯, 수도권을 장악하고 충청권 3곳 중 2곳을 수중에 넣음으로써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쥐게 됐고 `이회창(李會昌) 대세론'도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반면 민주당은 당분간 선거 참패에 따른 지도부 인책론과 노무현(盧武鉉) 후보재신임론 등 `제2의 쇄신파동'에 휩싸이고, 자민련은 김종필(金鍾泌) 총재의 급격한위상 추락과 소속의원들의 동요로 정계개편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민주당은 선거 후유증을 조기에 극복, 내부 전열을 새롭게 정비하고 다른 정파와의 합종연횡을 통해 8.8 재보선과 12.19 대선 경쟁체제로 본격 전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서부터 권력비리형 각종 게이트, 공적자금과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에 이르기까지 공세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여 향후 정국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날 선거에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인 이명박(李明博), 경기지사 후보인 손학규(孫鶴圭), 인천시장 후보인 안상수(安相洙) 후보가 각각 민주당 김민석(金民錫),진 념(陳 稔), 박상은(朴商銀) 후보를 여유있는 표차로 누르고 당선이 확정됐다. 한나라당은 또 부산(안상영.安相英), 대구(조해녕.曺海寧), 대전(염홍철.廉弘喆)울산(박맹우.朴孟雨), 강원(김진선.金振), 충북(이원종.李元鐘), 경북(이의근.李義根), 경남(김혁규.金爀珪)에서도 각각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은 전남(박태영.朴泰榮), 전북(강현욱.姜賢旭), 광주(박광태.朴光泰)와제주(우근민.禹瑾敏)에서 승리하는데 그쳐 `호남당'의 지위로 위축되면서 수도권을장악해온 기존의 위상과 영향력이 무너졌다. 자민련은 충남에서 심대평(沈大平) 후보가 한나라당 박태권(朴泰權)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으나 충북과 대전에서 패배, `충청권 맹주' 자리를 상실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의 석권은 지난 98년 6.4 지방선거에서 국민회의(84개 지역)와 자민련(29개 지역)이 113개 지역에서 당선되고, 한나라당은 74개지역에서 승리한 것과 비교할때 상황이 완전 역전된 것이다. 특히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는 한나라당이 22곳, 민주당이 3곳에서 1위를 달렸고, 경기도는 한나라당 24, 민주당 4, 자민련 1곳, 인천은 한나라당 8곳, 민주당 2곳에서 1위를 차지,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날 투표에는 전체 유권자 3천474만4천232명 가운데 1천668만640명이 참여, 전국 평균 투표율이 48%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전국단위의 선거에서 투표율이 50% 미만을 기록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월드컵열기속에서 유권자들의 정치불신 현상이 심화됐음을 보여줬다. (서울=연합뉴스)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