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는 '이색 당선자'들도 상당수 나왔다. 형제가 나란히 시의원으로 뽑히는가 하면 여동생이 오빠를 누르고 구청장에 당선되기도 했다. '골리앗 투쟁'을 주도했던 노동운동가 출신 구청장도 탄생했다. ○…오누이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부산 해운대 구청장 선거에서는 여동생인 한나라당 허옥경 후보(43)가 많은 표차이로 오빠를 누르고 승리했다. 당초 허 당선자와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오빠 무소속 허훈 후보는 개표가 시작되자마자 예상 외의 저조한 득표로 3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허 당선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성후보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친오빠와의 경쟁이라는 부담감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막판에는 터무니 없는 흑색선전 유인물까지 살포되기도 했다. 허 당선자는 "여성의 섬세함과 부산시 정책개발실장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해운대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당선소감을 피력했다. ○…국내 노동운동을 주도해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출신이 구청장에 당선됐다.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한 이갑용씨(44.민주노동당)는 지난 90년대 초 '골리앗 투쟁'으로 잘 알려진 현대중공업의 장기 파업을 주도했고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내는 등 국내 노동운동을 이끌어온 주역이다. 58년 부산에서 태어나 금정초등, 동해중학교를 거쳐 한독직업훈련원을 수료했다. 8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 87년 노동조합이 설립될 때 초대 대의원이 되면서 노동운동에 몸 담았다. 89년 현대중공업 파업대책 실장으로 1백28일간 투쟁했고 90년에는 13일간 높이 80m가 넘는 대형 크레인 '골리앗'에 올라가 투쟁하기도 했다. ○…경기도 안양시 시의원 선거에서는 형제가 나란히 당선돼 국내 최초로 형제가 시의회에서 의정활동을 펴게 됐다. 안양시 동안구 비산3동과 부흥동에서 각각 시의원으로 출마한 권용준(47), 용호씨(45) 형제가 주인공. 지방선거에 첫 출마한 형 용준씨는 57.6%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현직 시의원인 동생 용호씨는 58.7%로 재선에 성공했다. 건물종합 관리사업을 하고 있는 용준씨는 "'기업가의 사명은 사회봉사'라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말이 생각나 시의원 선거에 나서게 됐다"며 "앞으로 안양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동생 용호씨는 "형님과 함께 당선된 만큼 열심히 의정활동을 해 가문을 빛내겠다"고 말했다. 사회부 so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