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방송국의 출구조사 발표가 개표 결과와 거의 비슷하게 맞아 떨어져 관심을 끌었다. 지난 98년 지방선거와 2000년 16대총선 당시 오보 발표로 실추된 명예를 이번 지방선거에서 만회한 것.KBS MBC SBS 등 방송 3사들은 이날 선거가 끝난 6시 출구조사 결과를 일제히 발표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이 수도권을 석권하는 등 11,12개의 광역단체장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한목소리 냈다. 투표결과는 출구조사 발표와 비슷했다. 기초단체장의 경우도 한나라당의 압승을 정확하게 예고했다. ○…월드컵 열기와 유권자들의 무관심 등으로 투표소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침체된 분위기였다. 또 상당수 유권자들은 후보들에 대한 정보 부족과 무관심으로 투표 직전까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일부 유권자들은 광역단체장 후보를 제외하곤 기초단체장 후보조차 누가 출마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정당 기호만 보고 투표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전미정씨(23·인천시 부평구 부개동)는 "시장 후보는 알겠는데 다른 후보들은 전혀 모르겠다"며 "그냥 특정 기호번호로 통일해서 찍었다"고 말했다. ○…개표 상황도 월드컵 열기에 가려서인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게다가 13일 오후 6시 투표 종료와 함께 발표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한나라당이 일방적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자 흥미를 잃은 듯 휴일 저녁을 즐기기 위한 나들이에 나서는 시민들도 있었다. 특히 이날 저녁 8시30분부터 월드컵 멕시코와 이탈리아의 경기가 방송되자 상당수 시민들은 개표방송을 외면한 채 축구 중계방송을 시청한 뒤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과거처럼 손에 땀을 쥐어가며 '박빙의 개표 상황'을 시청하느라 밤새 아파트 단지마다 불이 훤하게 켜져 있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