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두고 민주당이 참패함에 따라 무소속 정몽준 의원, 미래연합 박근혜 대표, 민주당 이인제 의원 등 소위 '제3 후보'들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당내 입지가 급격히 약화되면서 그간 조심스럽게 대권을 노크해 온 이들이 '합종연횡'을 위한 활동을 본격화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이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1승을 거두고 월드컵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정 의원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정 의원은 그동안 10% 안팎의 안정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월드컵부터 성공적으로 치르겠다"며 입장표명을 미뤄왔다. 정치권에선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그의 대권도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표는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공개선언을 안했을 뿐 혼자 힘으로 연말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이인제 의원은 당내 대선경선에서 탈락, 운신의 폭이 좁은 편이나 그동안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 가능성에 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노 후보의 개혁노선을 비판하고, 지방선거에서 JP를 도우며 충청권에서 개혁적 보수신당의 가능성을 흘렸다. 이들 제3후보군은 앞으로 잦은 만남을 통해 대외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저마다 제3후보가 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후보를 결정짓는 마지막 순간까지 내부적으로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전망이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