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는 자체 조사결과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길 것으로 예상한 탓인지 시종일관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으며 입가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옥인동 자택부근 옥인 제일교회에 자리한 효자동 제2투표소에서 부인 한인옥 여사와 함께 투표하며 선거 당일을 시작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투표소에 도착한 이 후보는 투표업무 종사자와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한 후 밝은 표정으로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의 심정으로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기다리겠다"며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꿈을 잘 꿨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왜 꿈을 꾸나. 후보들이 꿔야지"라고 받아넘긴 뒤 활짝 웃었다. 그는 "지방선거가 끝난 다음 당헌 당규대로 7월10일까지 대통령선거 대책위를 구성할 생각"이라며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정예조직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여유도 보였다. 이 후보는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결과 자당후보들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자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히 말하면서도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