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명륜동 자택 인근 투표소에 나온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다소 긴장된 듯한 표정이었다. 자신이 공천한 부산·경남지역의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데다 막판 심혈을 기울인 수도권 지역도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었다. 노 후보는 부인 권양숙씨,아들 건호,딸 정연씨와 함께 한표를 행사한 뒤 "정치에 실망한 나머지 외면만 하면 정치가 달라지지 않는다"면서 "감정적 심판이 아니라 냉정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선거 결과를 예측해 달라는 주문에 "내 선거를 치르면서도 한번도 결과를 예측한 적이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노 후보는 투표장을 나와 시내 모처에서 휴식을 취한 뒤 오후 5시30분께 당사 후보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봤다. 이어 7시부터는 특보단과 향후 행보에 대한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선 선거패배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후보 재신임 문제 등의 문제가 집중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채 후보비서실장은 "대통령 아들 문제 등 전체적인 분위기가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한 만큼 지도부의 행보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상황책임론'을 제시,지도부 책임론이 부각되는 것을 차단했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