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전국 지방선거현장에서 불법.탈법 선거운동이 난무하는 등 선거전이 혼탁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제3회 지방선거는 월드컵경기 열기에 묻혀 유권자들의 관심밖으로 밀려나면서 선거꾼들만의 잔치로 변질되고 검.경과 시민단체의 감시가 상대적으로 약화된틈을 타 노골적으로 금품이 오가는 극심한 `돈 잔치' 양상마저 드러내고 있다. 중앙선관위가 10일 밝힌 '선거법 위반행위 단속실적'에 따르면 후보등록 첫날인지난달 28일부터 지난 8일까지 모두 1천537건, 하루 평균 128건의 불법 선거운동 행위가 적발됐다. 이런 수치는 지난 98년 제2회 지방선거 운동기간 불법선거운동 적발건수(1천118건)보다 무려 400여건이 늘어난 것으로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적발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선거별로는 기초의원 위반행위가 879건으로 가장 많고, 기초단체장 361건, 광역의원 250건, 광역단체장 47건 등이다. 한나라당 김혁규 경남지사 후보는 11일 민주당 김두관 후보를 선거법 위반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창원지검에 고소했다. 김후보는 소장에서 "민주당 김후보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본인이 마치 김현철씨와 정치.경제적으로 특별한 결탁관계에 있고 이중국적자인 것 처럼 음해함으로써 선거를 앞두고 명예를 크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제주도 선관위는 11일 특정지역 향우회, 동창회 사무실에 임시전화를 설치, 제주지사에 출마한 민주당 우근민 후보를 위해 불법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정모씨 등 4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또 한나라당 신구범 후보를 위해 동문회 모임을 개최하는 등 조직적인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특정 고교 동문회 관계자 강모씨 등 4명에 대해서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경남 진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정영석 후보도 합동연설회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무소속 강대승, 진종석 후보를 고발했으며 김해시장 선거전에 나선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들이 상대방을 고소.고발하는 등 각 선거 후보자들의 진흙탕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경남 의령군 궁유면 군의원 선거에서는 입후보한 두 후보가 후보매수와 연관돼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6일 모두 구속되면서 선거운동이 중단되는 사태도 발생해지역주민들에게 실망과 충격을 안겨줬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1일 선거조직원들에게 5천200만원을 뿌린 혐의로 모 정당 성주군지구당 사무국장 박모(40)씨 등 7명을 구속하고 돈을 받은 이모(46)씨 등 44명은 입건하고 달아난 3명을 수배했다. 전남 화순경찰서는 선거운동원들에게 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돌린 혐의로 민주당 화순지구당 간부 박모(52)씨 등 4명에 대해 지난 9일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 특정후보의 부인으로부터 1천만원을 받아 운동원들에게 나눠준 혐의로 이모(46)씨 등 2명을 같은 날 긴급체포했다. 대전지검 공주지청은 지난 10일 유권자에게 17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공주시장 윤모후보 선거운동원 정모씨 등 4명과 유권자에게 무료진료를 해준 시의원후보 박모씨 등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춘천지검 원주지청은 지난 9일 선거활동비 1천만원을 조직원들에게 배포한 모정당 횡성군지구당 당직자 3명을 구속하는 등 금품과 관련된 선거사범 적발이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다. 선거 종반전이 혼탁양상으로 치닫자 선관위는 강력단속에 나서고 있으나 단속인력이 부족한데다 직원이 폭행당하는 사건까지 잇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남 나주시 선관위 이모(41)계장은 지난 7일 오후 시의원 후보자 홍모씨가 여성유권자들에게 음식을 접대하는 식당에서 단속활동을 펴다 운동원 남모(42)씨 등으로부터 폭행당했다. 이 과정에서 단속반원들은 흉기를 든 30여명의 청년들로부터 위협을 당했으며부정선거감시단원 1명은 코뼈가 부러지고 1명은 발가락이 골절되는 등 중상을 입고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목포경찰서는 부정선거 현장을 단속중이던 선관위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백모(45)씨 등 4명에 대해 지난 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사범 적발건수가 늘어난 것은 포상금 제도에 따라 신고가활성화된데 따른 것"이라며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더욱 철저한 단속과 감시는 결국유권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박상철기자 pk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