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선전으로 월드컵 열기가 고조됨에 따라 6.13 지방선거 출마 후보들이 축구와 관련된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또 히딩크 감독이 성공적인 지도자상으로 부각되자 정치권에 '히딩크 신드롬'이 퍼지고 있다. ◇ 축구 관련 공약 만발 =민주당 김민석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 연고 프로축구단 창설 △경평(京平)축구 정기전 부활 △서울시 자치구마다 1개 이상의 잔디운동장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부영 의원은 6일 "각 구별 잔디구장 조성 공약은 실현 불가능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상은 인천시장 후보는 이천수 김남일 선수 등을 배출한 부평고 등 지역 학교 축구부 지원과 프로축구단 유치, 인천공설운동장 조명 설치 등을 공약했다. 자민련 심대평 충남지사 후보는 한국축구대학 유치와 유소년축구단 창단, 황선홍 축구공원 조성, 여성축구단 창단 등 축구관련 4대 공약을 내걸었다. 한나라당 신구범 제주지사 후보는 "월드컵경기장과 제주국제컨벤션센터간 지역을 면세지역화 하겠다"고 약속했다. ◇ 히딩크 닮기 열풍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주요 정치인들은 서로 '정치권의 히딩크'가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는 요즘 지방선거 지원유세에 나설 때마다 "선수들이 실력을 2백% 발휘토록 이끈 히딩크 감독처럼 국민의 힘을 결집시키는데 앞장서겠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도 "감독과 선수가 똘똘 뭉쳐 월드컵 첫승을 이룬 것처럼 통합의 시대를 열어나가자"고 히딩크의 통합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노 후보는 지난 6일 김민석 서울시장후보와 함께 히딩크 감독과 같은 복장으로 유세에 나섰다. 한나라당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도 히딩크 감독이 입은 하늘색 셔츠 차림으로 유세를 벌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