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 등 여야 수뇌부가 광주지역 표심잡기에 나섰다. 그동안 충청권 지방선거에 공들이던 한나라당은 7일 오후 이회창 후보가 광주를 방문, 시장후보 공천과정의 물의로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을 받고 있는 민주당의 허를 파고들 계획이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도 오는 9일 `노풍'의 진원지인 광주를 찾아 무소속 바람으로 고전하는 민주당 후보들을 측면지원하는 유세전략을 세우고 있다. 두 당의 대통령 후보가 이틀 간격으로 광주에서 바람몰이를 계획하고 있어 정치권의 관심이 광주로 쏠리고 있다. 이회창 후보는 6일 당 수뇌부와 함께 충남지역 합동연설회를 누빈데 이어 7일 오후 2시30분 비행기 편으로 광주를 방문, 한나라당 광주시지부에서 이환의 시장후보를 격려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 차원의 광주 지원방안을 밝혀 한나라당 불모지의 주민정서를 추스르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이 후보는 간담회에 이어 상무 신도심 거리시장으로 이동해 상인들과 행인들을 상대로 거리유세를 벌인 뒤 제주로 떠날 계획이다. 이 후보의 광주방문에는 한나라당 수뇌부 일부 인사가 동행해 어느 때보다 흔들리고 있는 광주의 민심을 자극해 민주당 이반현상을 부추기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현충일인 6일 김민석 후보와 함께 남대문 시장을 찾는 등 하루종일 서울 표밭갈이에 나섰던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호남지역 지방선거 후보들의 구조신호를 외면할 수 없어 전북을 거쳐 9일 광주를 찾는다. 특히 광주는 시장후보 교체와 경선 파문 등에 따른 여론의 기류가 심상치 않아 민주당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지역으로 광주시민의 민심을 다독이는 일이 이번 지방선거의 관건이다. 그러나 광주 `노사모'가 6일 노후보의 광주방문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한데다 시민.사회단체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는 별개라며 시장을 선택하는 일은 광주시민에게 맡길 것을 요구하고 나서 노후보의 광주방문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후보의 열성적인 지지세력인 노사모는 전날 성명에서 "우리는 모든 음해세력으로부터 노무현을 지켜내고 12월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하면서도 "지방선거 운동 기간 노무현이 광주를 방문해서는 안되며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노무현의 족쇄를 풀라"고 촉구해 관심을 끌었다. 또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9일 노후보가 광주를 방문하는 시각에 맞춰 `노무현방문 반대'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반면 텃밭의 이상기류를 감지한 광주.전남지역 민주당 후보들은 노후보가 9일 오후 3시 광주공원 광장에서 열리는 정당연설회에 참석해 선거판세에 반전의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광주시지부 선대위는 노후보의 광주 방문을 통해 시민들에게 지방선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주당의 입장을 설명하고 지방선거가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사실을 부각시켜 지지세를 회복할 방침이다. 노후보측도 대선의 사전 정지작업 차원에서 호남의 표심을 되돌리기 위해 정치고문 김원기 의원과 한광옥 최고위원 등 중량급 인사들을 차례로 광주에 보내 노후보의 광주방문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만나 이해를 구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등 방문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애쓰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sw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