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광역의원과 시장.군수를 선출하는 지방선거에 고비용 저효율인 합동연설회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TV를 통한 후보자 토론이나 거리 연설, 각 가정으로 배달되는 선거공보만으로도유권자들이 후보들을 검증하고 정책을 비교, 지역의 참일꾼을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선거법에는 선거운동 기간 기초.광역의원은 1차례, 시장.군수는 2차례 합동연설회를 갖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합동연설회가 유권자들에게 각 후보의 정책을 알리고 선택의 폭을 넓혀 준다는 당초의 취지에서 벗어나 일당을 주고 선거운동원이나 아르바이트 대학생 등을 대거 동원, 세를 과시하는 장으로 변질되면서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올해 선거의 경우 월드컵 축구대회와 맞물려 지방선거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크게 떨어진 데다 농번기를 맞아 농민들은 제 때 일손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면서도 선거운동원들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한 채 유세장으로 몰려 영농에 차질마저 빚어지고 있다.

지난 1일과 2일 열린 충주시장 및 제천시장 후보 합동연설회의 경우 각각 1천여명의 청중이 유세장을 찾았으나 각 후보들이 100-300명씩 동원한 운동원이 대부분이었으며 순수한 유권자는 300-400명에 불과했다.

운동원들은 지지 후보가 연설할 때 연호와 박수를 치다가 다른 후보가 등단하면유세장을 빠져 나가는 김 빼기 작전을 펴 빈축을 사기도 한다.

더우기 기초의원과 도의원 합동연설회장은 일반 유권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사실상 운동원들끼리의 세 대결장이 돼 합동연설회 폐지론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천시 백운면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출마한 두 후보가 "영농으로 바쁜 일손을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빼앗지는 말자"며 예정됐던 합동연설회를 취소, 신선한 충격을줬다.

제천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는 "다른 후보에 기선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합동연설회장에 수백명씩의 운동원을 동원하고 있으나 비용에 비해 실익은 거의 없다"면서 "TV 토론과 거리연설만으로도 후보를 알릴 수 있기 때문에 합동연설회는 폐지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충주시 도의원에 입후보한 다른 후보도 "합동연설회가 일반 유권자가 아닌, 운동원들을 향해 연설하는 꼴"이라며 "고비용 저효율의 합동연설회는 의미가 없다"고말했다.

(충주.제천=연합뉴스) 민웅기기자 wki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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