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5일 임시 휴전을 선언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감격적인 월드컵 첫승을 거둠으로써 국민적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쟁을 벌일 경우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는 이날 대전·충청권 정당연설회에서 "우리 축구의 선전에는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이 큰 힘을 발휘했다"면서 "국민의 힘을 결집시켜 폭발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도 수원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와 함께 손잡고 월드컵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부산역으로 가기로 결정했었다"며 "(합동응원이) 무산돼 아쉽기도 하고 남이 자리를 잡아놓은 것을 훼방놓은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는 "오늘 하루는 짜증스런 단어를 쓰지 말자"며 '단기휴전'을 제의하고 "대변인실도 논평을 순화해서 내달라"고 주문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도 "오늘은 축구의 날"이라며 "오늘 하루만이라도 한나라당이 맹목적으로 우리 당을 비방하지 않았으면 좋겠고,우리 당도 오늘 하루 정쟁중단을 선언한다"며 화답했다. 그러나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각 정당의 사활을 건 경쟁이 가열될 것이기 때문에 정치권의 월드컵 휴전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재창·김동욱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