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장남인 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이 탈당 등 자신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고심중이다. 김 의원의 한 측근은 27일 "최근 민주당 의원워크숍에서 일부 의원들이 김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지역구(전남 목포)와 주변 인사들이 다소 격앙된 분위기에서차라리 탈당하는 것이 낫다는 건의를 하고 있어 고민중"이라며 "현재까지 탈당할 생각은 없지만 여러가지 가능성을 놓고 고심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3일 워크숍에서 강성구(姜成求) 의원이 입장 표명을 요구, 사실상 의원직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내가 뭘 잘못했느냐"고 반발하면서도 "당장 탈당할 생각은 없지만,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이 측근은 그러나 의원직 사퇴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신판 연좌제나 다름 없는 부당한 요구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거취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것은 최근 의원직 사퇴론이 당내 소장쇄신파 의원들 사이에서 흘러나온데 이어 의원 워크숍이라는 공개석상에서 거론되기에 이르면서 당내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음을 감지한 때문이다. 또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지난해 10.25 재보선 패배 직후 당내에서 김 의원에게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가 조성됐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노무현(盧武鉉) 후보-한화갑(韓和甲) 대표'의 신주류 체제가 김 의원과 동교동계 구파를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분위기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의원이 최근 기자와 만나 한 대표에 대해 "어려울 때 많이 도와줬는데...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잘 챙겨줄 줄 모른다"고 서운함을 나타낸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김 의원의 거취는 당내 동교동계 구파의 움직임 등 복합적인 상황과 민감하게 연계돼있기 때문에 탈당 등의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의 한 측근은 "김 의원 거취 문제는 대통령의 탈당과 연계돼서 해석되고여러가지 문제와 다각적이고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쉽게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동교동계 구파의 핵심의원은 최근 당내 기류에 대해 "요즘은 권력과 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만감이 교차한다"고 착잡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