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최근 모든 대학 및 전문학교에서 논리학 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 교육성의 김형표 국장은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5월 17일자 인터뷰를 통해,"고등교육부문에서 논리학 교육을 높은 수준에서 보장하기 위한 사업을 힘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전국 대학ㆍ전문학교 교원과 학생들을 위한 논리학 교육 참고자료와 교과서를 새로 집필하는 사업 및 그에 따르는 교원들의 강습이 성과적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북한에서 논리학을 가르쳐온 대학은 김일성종합대학, 김형직사범대학 등 극소수의 대학에 불과했고 특히 자연과학계 대학이나 학부 및 학과에서는 논리학을 전혀 다루지 않아 논리학 교육 수준이 제로에 가까웠다. 사회인문계의 유일한 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의 경우 철학부와 조선문학대학 등 일부 학부나 학과에서 논리학 과목을 다뤘으나 개론 차원에 그쳤고 그 기간도 6개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김형직사범대학에서도 70년대까지 철학과, 교육학과, 조선어문학부 등에서 논리학을 가르쳤으나 80년대 들어 불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철학과에 한정시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교시'를 모두 교육의 지도적ㆍ이론적 지침으로 규정하고 논리학을 외면함으로써 대학 졸업생들의 논리적 사고수준은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고 탈북자들은 전하고 있다. 이러한 실정에서 모든 대학과 전문학교 교육과정을 통한 논리학 교육 방침은 간부들과 관리들의 논리적 사고수준을 높이고 정보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과학기술을 한단계 발전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국장이 논리학 교육의 중요성과 관련, "논리적 사고능력을 가지는 것은 특히 일꾼(관리)들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문제로 나선다"고 피력한 점은 그 목적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논리학 교육으로 간부들과 관리들의 과학적인 사고능력을 계발함으로써 업무수행 과정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능숙하게, 창의적으로 해결해 나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논리학이 과학연구와도 밀접히 연관돼 있다며 특히 정보과학의 경우만 하더라도 "컴퓨터의 연산자체는 사람의 생각을 모방한 것이고 정보의 검색호출도 일정한 논리적 수법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논리학 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지금까지 논리학을 외면해온 북한 당국이 향후 어떤 방향에서 어떤 내용들로 교육을 하게될지, 또 그것이 대학 졸업생들의 논리적 사고를 높이는데 얼마나 효력을 나타낼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