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26일 올해 양대 선거의 전략 요충지인 충청권 공략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 후보는 26일 오전 고향인 충남 예산을 방문, 선영을 찾아 성묘하고 예산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학천 이태규(李泰圭) 박사의 흉상제막식에 참석했다. 이 박사는 이 후보의 큰 아버지로 미국 유타대 교수를 지낸 유명한 화학자였다. 또 27일에는 충남 천안과 대전을 찾을 예정이다. 충남도지부 선대위 발족식과 대전시지부 후원회, 충청 미래발전연구소 창립기념식에 각각 참석하기 위해서다. 예산 선영 성묘를 마친 뒤 이 후보는 지난해 복원한 이태규 박사 생가에 들러이 지역 종친과 박종순 군수 후보 등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과 즉석 간담회를 갖고 "지역을 다녀보니 굉장히 뛰는 곳과 잠든 것처럼 보이는 곳이 있다"며 "잠든 고장을 계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이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선영 주변이 일부 피해를 본 점을 상기한 듯 "산소 주변에 나무 탄 것은 어떻게 됐느냐"고 관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어 이 후보는 예산초등학교 개교 90주년 기념식을 겸해 열린 동문체육대회 축사에서 "이 학교 출신이나 몸이 불편하신 아버지를 대신하고, 또 흉상제막식에 친족대표 자격으로 왔다"고 거듭 연고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큰 아버지의 학문적 성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후학과 고국의 학자를 위해 쏟은 정성을 높이 평가한다"고 회고했다. 그는 "예산에서 받은 정기가 큰 아버지를 세계적 학자로 만들었고 따라서 여러분들이 만들어 준 것"이라며 "제가 지난 10일 대통령후보로 선정된 것도 뭐니뭐니해도 고향 여러분이 마음으로 후원해준 덕분이며 저도 예산출신 후보로서 부끄럽지 않을 뿐 아니라 자랑스런 지도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지금 갈림길에 와 있다"며 "이제부터 법과 원칙이 바로서고 개인의 가치가 존중되는 반듯한 나라를 만드겠다"고 강조했다. 예산초등학교 체육대회와 흉상제막식에는 이 지역 출신 자민련 오장섭(吳長燮) 의원이 자리를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예산방문을 마친 뒤 오후에는 경기 수원으로 이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리나라와 프랑스 월드컵대표팀간 평가전을 관람했다. 한편 이 후보는 대전과 충남북지역 대학교수들이 대거 참여하는 충청 미래발전연구소의 고문직을 맡기로 하는 등 충청권에 대한 공략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이 연구소의 발기인은 충청지역 30여개 대학 교수 및 연구원 100여명과 변호사회계사 교육계 등 각계 각층 전문인 30여명이 포함됐고, 이 후보의 측근인 윤여준(尹汝雋) 의원이 이사를 맡는다. (예산=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