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장 선거는 기존정당과 진보정당 간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영남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의 박맹우 후보가 민주노동당의 송철호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박 후보는 오랜 '행정경험'을,민노당 송 후보는 '개혁성'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현지민심=지난 20일 울산매일과 한길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민노당 송철호 후보가 13%포인트차로 박맹우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측 박해성 특보는 "박 후보는 울산시 건설교통국장 출신의 행정전문가로서 20년간의 경험이 큰 강점"이라며 "울산지역의 20만 당조직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열세를 금방 뒤집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송 후보측 이응순 대변인은 "각종 부정과 비리에 식상한 시민들이 개혁에 대한 열망으로 송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며 "'깨끗한 시장'을 표방하고 있는 송 후보가 박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구 서동에 사는 주부 유정숙씨(40)는 "송 후보는 오랫동안 무료변론을 해와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잘 알 것"이라며 "최근 가족회의에서 송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경곤씨(54)는 "송 후보가 부패한 정치와 지방행정을 개혁해 깨끗한 정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송 후보 지지의사를 밝혔다. 반면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이병우씨(50)는 "행정을 잘 아는 박 후보가 울산시를 맡으면 시민들이 아쉬워하는 작은 부분도 쉽게 개선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책대결=한나라당 박 후보는 '젊고 도약하는 울산'을 건설하겠다며 10개 분야 1백대 실천약속을 제시했다. 울산을 자동차부품 및 소재단지 중심의 오토밸리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중소벤처기업 육성기금을 2006년까지 지금의 2배로 늘리는 등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게 실천약속의 기본골자다. 경부고속철도 울산역사 유치,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추진 등의 구상도 내걸었다. 민노당 송철호 후보는 민노당과 민주노총의 합동경선에서 후보로 확정된 만큼 노동자와 서민 중심으로 시정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부정부패 없는 시정을 위해 감사제도를 혁신하고 공무원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관급공사에 시민감사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사회복지 분야 예산을 증액하고 지역현안에 대한 주민투표제를 도입,시민에게 더욱 다가선 시정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울산=하인식·김동욱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