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북한 주민들은 물론 보도매체들도 전혀 쓰지 않던 외래어 '스트레스'라는 말을 최근 처음으로 사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4일자 노동신문은 건강상식 코너에서 탈모예방을 위한 식사법을 소개하는가운데 "스트레스는 머리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탈모예방에서 정신적으로긴장하지 않게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스'라는 말은 북한의 조선대백과사전(제15권) 등 일부 사전에 올라 있기는 하지만 신문, 방송, 잡지 등 보도매체나 기타 출판물에서는 전혀 쓰이지 않았고,주민들도 `정신적 압박감'이나 `긴장감', `신경성' 등으로만 표현해왔다. 북한에서는 `뜨락또르'(트랙터), `땅크'(탱크) 등 오랫동안 굳어진 외래어나 체육 및 과학 부문의 일부 국제공용어를 제외하고는 외래어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스트레스'가 주민들의 일상언어로 자리잡을 여지가 없었다. 북한 언어사용의 표본이라 할 수 있고 주민들에게 가장 많이 읽히는 신문이 노동신문이 이 `스트레스'를 처음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이 용어는 앞으로 북한 주민들의 일상언어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 탈북자는 "체육ㆍ과학부문 외래어도 아닌 스트레스가 노동신문에 표기된 것은 의외"라며 "최근까지만 해도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이 말은 전혀 쓰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탈북자는 "북한 주민들이 평소 외래어를 많이 쓰지 않지만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는 즐겨 활용하는 데다 노동신문에도 표기된 만큼 스트레스란 용어의 사용이 확대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탈북자는 "스트레스가 즐거운 용어는 아니지만 남한에 와서 이 말을 처음접하고 참 신통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주 사용해 왔다"며 "북한 주민에게 스트레스의의미가 제대로 전달된다면 앞으로 대중적인 생활용어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고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