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퇴임을 앞둔 김광웅(金光雄) 중앙인사위원장이 정부조직과 공직사회를 강하게 비판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위원장은 21일 위원회 직원들을 상대로 한 주례세미나에서 "정부조직에 아직도 수직적 요소가 많이 남아 있어 공직자들의 사고방식이 경직된 채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피라미드 형태였던 정부조직이 수평적으로 네트워크화 되고 있지만 일이나 기능보다는 인연을 중심으로 연결돼 각 부처가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하지 못하고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직인사에 혈연, 지연, 학연 등이 혈전처럼 끼어 있어 정부조직이 건강하지 못하다"며 "이로인해 원리, 원칙만 강조하는 기계조직처럼 조직이 경직돼 청와대부터 말단공무원까지 사고와 행동이 굳어지게 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이 외부에 알려지자 비판의 당사자인 공무원 내부에서도 찬반양론이 맞섰다. 행정자치부의 한 서기관은 "80만명이 넘는 조직에는 온갖 요소가 내재돼 있으며 이는 정권이 바뀌고 위원회가 생겼다고 한순간에 없어지지 않는다"며 "위원장이 작은 것을 크게 본 것 같지만 조직 안에 있을 때 쓴소리를 높이지 못하고 떠나는 시점에 왜 그런 소리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위원회와 업무협조가 빈번한 행정자치부 인사국 관계자는 "위원장의 지적이 대부분 비판받을 만한 소지가 있으며 공직사회가 고쳐야 할 점"이라고 수긍하기도 했다. 위원회의 주례 세미나는 매주 외부인사들을 초청해 이뤄져 왔으나 이날은 퇴임을 앞둔 김위원장이 이임식을 대신해 직접 강사로 나서 열렸다. (서울=연합뉴스) 여운창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