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당 대통령후보와 지도부는 19일 오전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 오신날 법요식에 대거 참석, 양대 선거를 앞두고 불심잡기 경쟁을 펼쳤다. 이날 행사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확정된 이후 열린 교계의 첫 대규모 공개행사여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만남에관심이 모아졌으나 노 후보가 몸살로 불참하는 바람에 두 사람의 조우는 불발됐다. 행사에 앞서 이회창 후보가 정대(正大) 조계종 총무원장과 따로 만난 자리에서정대 원장이 "조용할 때 한번 찾아뵙겠다"고 하자 이 후보는 "제가 한번 찾아뵙겠다"고 예를 갖췄다. 뒤늦게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합류, 인사를 나눈 뒤 정대 원장이 노 후보 불참에 대해 "노 후보께선 과로로 행사에 참석을 못한다고 연락을 주셨다"고 설명하자 한 대표가 "그래서 어제 광주행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자리를 뜨면서 정대 원장에게 봉축헌금을 건네자 정대 원장은 "선거운동하시라고 제가 오히려 돈을 드려야 하는데..."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어 한 대표도 헌금을 전달하면서 "한나라당 만큼 부자가 아니어서 죄송하다"고 말하고 정대 원장은 "여당이 부자가 아니라면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등 서로 농담을 주고 받았다.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도 함께 자리해 참석자들과 월드컵을 주제로 환담했다. 행사가 끝난뒤 이 후보가 단상에서 불자들에게 이례적으로 합장인사를 하자 많은 박수가 나왔고 일부 불자들은 악수공세와 함께 `이회창'을 연호하기도 했다. 그러자 민주당 당직자들은 "노 후보가 있었으면 달랐을텐데..."라며 아쉬워했고,한 대표도 말없이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민주당 김민석(金民錫) 서울시장 후보도 불자들과 악수하며 예비선거운동을 벌였다. 이날 행사엔 고건 서울시장과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을 비롯, 한나라당 서청원대표와 남경필 대변인 및 하순봉 의원, 민주당 추미애 최고위원과 정범구 대변인,서석재 황명수 권익현 전의원 등,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와 이문옥 서울시장 후보 등도 참석했다. 한편 단상 앞 주요 인사들의 연등은 김대중 대통령 전두환 전대통령 이한동 총리 노무현 후보 이회창 후보 한화갑 대표 서청원 대표 자민련 김종필 총재 박근혜대표 순으로 매달렸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민영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