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친 의사(crazy doctor)'다. 내 갈 길을간다"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44)씨는 17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국내외기자들과 만나 "한국 비정부기구(NGO)나 정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나는 내 갈길을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폴러첸씨가 지난 15일 한.일 월드컵축구 기간에는 '기획망명' 시도나 보트망명 지원 등을 자제하기로 동의했다는 피랍.탈북자 인권과 구명을 위한 시민연대이서(李犀) 대표의 주장과 정면 배치된다. 그는 "내 소신은 언론의 관심을 높일수록 일을 진행하는데 유리하다는 것"이라며 "월드컵 기간일수록 대대적 이벤트를 벌이겠다"고 설명했다. 폴러첸씨는 또 "월드컵 기간에 큰 배를 띄워 탈북자들의 밀항을 돕겠다"며 "문제는 돈을 모으는 것인 만큼 모금을 위해 서방 언론과 인터뷰 하고 칸 영화제에도가겠다"고 덧붙였다. 폴러첸씨의 이런 발언에 대해 국내 탈북자 지원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시민연대의 이 대표는 "대사관 진입 시도 뿐만 아니라 배를 띄워 탈북자들의 밀입항을 돕는 것도 월드컵 기간에는 자제하기로 합의했는데 번복한 것은 이해할 수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한국은 신의를 중시하는 사회인데 분명히 합의해놓고 이를 번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폴러첸씨가 무슨 일을 하든 앞으로는 우리와는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탈북자지원단체 관계자도 "지난번 탈북자 25명의 재중 스페인대사관 진입 때도 그가 '김정일 정권 붕괴가 목적'이라는 등 정치성 발언을 일삼아 역효과가 컸다"며 "그의 계획은 그의 상상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