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대북 식량지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대북 식량지원분이 오는 7월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평양 주재 외교관이 16일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외교관은 일본이 지난해 12월 북한 공작선으로 추정되는 괴선박 침몰사건 이후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일본은 해안경비대와교전후 침몰한 괴선박을 북한이 보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식량프로그램(WFP)에 따르면 대북 식량지원분은 오는 7월말 국제사회가 대북식량지원을 시작한 지난 95년 이래 처음으로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데이비드 모튼 WFP 평양 주재 대표는 즉각적인 식량지원 약속이 없는한 북한의부녀자들과 어린이들, 노인들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일본의 대북식량지원 중단에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 미국과 함께 3대 대북 식량지원국인 일본은 지난해 북한에 50만t의 식량을 지원했었다. 평양에서는 아직까지 영양부족 신호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평양에서 차편으로 불과 2시간30분 거리에 있는 개성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는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최악의 가뭄이 발생한 95년과 96년 이래 북한의 식량상황은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보건상황은 날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튼 대표는 "북한의 보건상황은 악화되고 있으며 의료 기반시설도 점차 노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해외 식량지원이 없으면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고통을 받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러한 해외 식량지원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강조하고 "정치개혁을 통해 투명성을 높여야 해외 식량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의 한 구호요원은 영양부족과 수질악화, 의약품부족 등으로 많은 북한 주민들의 삶이 여전히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병원들이 의약품을 구비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력도 제한적으로 공급받고 있다"면서 "설령 환자들이 항생제 치료를 받는다해도 오염된 물을 마시고 영양부족으로 약해지면 다시 병세가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식량부족은 여전히 심각하며 영양부족도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평양 교도=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