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강경한 대북정책은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 개발을 부추길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도전적인정책이므로 이를 바꿔야 한다고 미국내 지한파인 셀리그 해리슨씨가 지적했다. 16일 서울에서 수신된 미국의소리방송(VOA)에 따르면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선임연구원인 해리슨씨는 최근 열린 재단 주최 모임에서 "부시행정부의 `도전적'인 대북정책은 최악의 경우 전쟁상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미국이 이런 자세를 바꾸지 않는 한 북한과의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별로 얻어낼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해리슨씨는 또 북미대화 재개와 관련해 "미국이 북한에 일방적인 양보를 기대하기 보다는 양국이 동시에 양보하는 방향으로 나갈 자세가 미국측에 돼 있지 않으면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아무런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북한으로 하여금 핵개발을 완전히 포기하고 미사일 수출과 장거리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며 비무장지대 주변에 배치돼 있는 북한군 철수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에너지 원조 ▲주한미군 재배치 또는 철수 가능성 제시 ▲평화조약 체결 등의 조치가 필요하며 미국이 이를 제시할때까지 북한은 장거리미사일 개발 및 핵 개발 선택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는 북한이 미국을 위협적인 존재로 보고 있기 때문이며 북한이 미사일의개발과 제조를 원하는 1차적인 이유는 미국의 위협을 저지하기 위한 국가안보조치라고 헤리슨씨는 지적했다. 해리슨씨는 또 북한 경수로 건설 및 이와 관련한 핵사찰 문제에 대해 "경수로완공이 앞으로 6∼7년 내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북한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면적인 핵사찰을 받도록 요구하는 것은 1994년의 합의에 어긋난다는 것이 북한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헤리슨씨는 이어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조지 W.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축'의 일부라고 지칭한 것은 역효과를 낳는 발언"이라며 "미국 정부는 북한의 정치현실을 감안해 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그는 "북한에게 남은 것은 자존심밖에 없다"면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미국과 남한에 대해 개방할 태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적으로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손상시켜가면서 강대국에 굽혀 들어가는 인상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미국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