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박6일간의 북한 방문을 성공적으로 마친제주도민 북한방문단이 15일 오후 제주공항에 도착하자 국제선 도착대합실은 입국심사대를 통과하기 전부터 대규모 취재진과 환영 인파가 몰려 `역사적 성과'를 실감케했다. 방북 기간 내내 모든 소식이 단절됐던 터라 구체적인 방북일정에서부터 방북성과, 반응 등을 취재하느라 지방언론사들은 3-5명의 기자를 공항에 파견, 방문단을개별 접촉하며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 지난 10일 대한항공 전세기편으로 평양공항에 도착한 방북단은 평양 최대의 호텔인 고려호텔에 여장을 풀고 소년문화궁전을 관람한 뒤 북측이 마련한 만찬에참가하는 것으로 첫날 일정을 마쳤다. 방북단에 따르면 이틀째인 11일 방북단은 김일성 생가로 알려진 만경대와 고구려시조 동명왕릉을 관람하고 평양단고기(개고기) 요리로 오찬을 든 뒤 지하 150m까지 내려가는 평양지하철과 주체사상탑 전망대 등을 관람했다. 한 방북자는 코스 형식으로 제공되는 평양단고기 요리 기법을 제주에서 선보일경우 `장사가 잘 될 것'이라고 취재진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방북단은 사흘째 평양공항에서 항공편으로 양강도 삼지연공항으로 간 뒤 버스편으로 백두산 관광에 나섰으나, 해발 2천600m 고지에서 눈보라가 휘날리는 악천후를만나 천지 관람에는 실패했다. 방북 나흘째인 13일 18층 높이의 단군릉과 모란봉, 을밀대, 칠성문 등을 둘러본방북단은 평양성과 만수대창작집, 개선문 관람에 이어 평양곡예단의 곡예를 관람하고 닷새째인 14일에는 묘향산과 보현사 13층 석탑 등을 찾았다. 보현사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세계 각국 사절단 등으로부터받은 각종 선물 30만여점이 전시돼 있어 그 규모에 놀랐다고 방북단은 전했다. 마지막 날인 15일 방북단은 대동강 하구에 건설된 서해갑문을 둘러본 뒤 오후 3시 24분 평양공항을 출발, 1시간26분만에 제주공항에 안착, 무사히 방북일정을 마쳤다. ○... 최대규모의 사상 첫 남북 민간교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역사적 성과'에도 불구, 방북단의 얼굴에는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특히 제주 출신으로 북한에서 영웅과학자로 칭송되고 있는 김상옥(67)씨를 만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방북단에 합류했던 여동생 김연희(65.서귀포시 서홍동)씨와 김씨의 아들 이석창(46)씨가 끝내 오빠와 외삼촌을 만나지 못해 아쉬움을 더했다. 평양 출발 전날인 14일 저녁까지도 방북단 대표들이 다각도로 이들 혈족의 만남을 주선하려 했으나 북한측에서 거부,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척까지 가서도 오빠를 만나지 못한 김씨는 방북 마지막 날 평양을 출발하는 버스에서 한을 삭이지 못하고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동행 취재진이 고개숙여 흐느끼는 김씨를 집중 촬영하는 것을 본 북한 공안당국은 평양공항에 도착 직후 카메라 필름을 현상하고 캠코더 테이프를 확인, 그 부분을절단하거나 삭제했다고 기자들은 전했다. 한편 `5박6일 일정이 너무 길었다'는 반응이나 `평소 생각했던 것과 큰 차이가없었다'는 방북자들의 반응 등은 개별적 만족도가 크지는 않았음을 느끼게 했다. ○... 방북단은 한 때 아리랑축전 참가 여부로 다소 혼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통일부는 아리랑축전에 참가하지 않는 조건으로 제주도민들의 방북을 허용했으나 주최측이 이같은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북측의 축전 관람요청에 의견이분분했던 것. 결국 주최측인 남북협력제주도민운동본부 관계자가 아리랑축전 관람불가 입장을확인하는 것으로 혼란은 일달락됐다. ○... 방북단이 갖고 온 북한산 선물에는 단연 술이 돋보였다. 백두산 명물이라고 소개된 들쭉술 등 북한산 술이 방북단의 수하물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었다. 이밖에 그림도 제법 많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고 북한 특유의 수석, 북한 관광안내 책자도 주요 구입품 목록에 포함됐다. (제주=연합뉴스) 홍동수기자 ds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