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5일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비리의 몸통은 대통령 자신이며 대통령은 즉시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해 "상식이하의 발언" "정략적 회견" "대통령 흔들기" "저열한 언어의 나열"이라며 강도높은 언어를 총동원해 강력히 성토했다. 특히 일부 고위관계자들은 97년 대선 당시의 세풍(稅風)사건 등을 거론하면서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사주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검찰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둘째 아들 홍업씨와 셋째 아들 홍걸씨를 조만간 소환해 조사하기로 한 만큼 정치권은 이를 조용히 지켜보면서월드컵 등 국가적 과제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서 대표의 회견은 경제와 월드컵등 산적한 국정과제를 완전히 외면하고 오로지 선거만을 의식한 정략적 회견"이라면서 "아무리 선거와 정치가 중요하다고 해도 공당의 대표가 국가원수에 대해 이런 음해성 주장을 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또 "한나라당은 경제와 월드컵에 힘을 모아달라는 국민적 요구를더이상 외면하지 말기를 바란다"면서 "정치적 목적에 의해 부적절한 정치공세가 재발되지 않도록 다시한번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조순용(趙淳容) 정무수석도 "당 대표의 기자회견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라면서 "월드컵 등 국가적 과제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정쟁중단을 제의한 대통령의 충정을이런 식으로 흔들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관계자도 "서 대표의 기자회견은 상식이하의 발언으로 가득차 있으며 국가원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무책임한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나라의 운명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한나라당은 과거 국세청을 동원해 대선자금을 모금하고 안기부(현 국가정보원) 자금을 동원해 선거를 치르지 않았느냐"면서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대통령을 흔들려고 하는 태도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이회창 후보가 시켜서 한 것인지 묻고 싶다"며 "한나라당의대선후보가 누구냐"고 이회창 후보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