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를 맞이하는 충북 여.야 3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신경식 충북도지부장이 지난 7일 충북지역 필승 결의대회에서 "감개무량하고 가슴이 벅차다"고 밝힌 것 처럼 이번 지방선거를 맞이하는 감회가 남다르다. 1997년 대선 패배 이후 풍비박산 나다시피 했던 조직이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100% 복구됐다고 자부하고 있다. 대선 이듬해인 1998년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의 성적표는 참담했다. 지사 후보는 냈지만 11개 시장.군수 후보 중에는 겨우 2명만 공천했고 24명을뽑는 도의원 선거에는 불과 5명을 후보로 내야 했다. 공동 정권의 한 축으로 충청권 맹주임을 자부했던 자민련으로 조직이 대거 흡수된 데 따른 것으로 그나마 이들 후보 가운데 당선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러던 것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민련 소속이었던 이원종 현 지사를 영입하는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11개 시.군 가운데 괴산을 제외한 10개 시.군에서 모두 후보를 냈고 24곳의 도의원 선거구 가운데 21곳의 후보를 확정지었다. 한나라당 도지부는 지사를 비롯, 많으면 7개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반해 자민련은 창당 이래 최악의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천서 전 의원이 뒤늦게 지사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청주권인 청원군수 선거에 오효진 후보가 출마하면서 그나마 선거 운동의 짜임새는 갖췄지만 사정이 만만치않다. 1998년 지사 선거와 6곳의 시장.군수 선거에서 승리하고 16명의 도의원을 당선시키면서 위세를 떨쳤던 것과는 달리 이번 선거에는 5곳에서 시장.군수 후보를 내지못하고 있고 도의원 후보도 7명만 내는 데 그치고 있다. 자민련 도지부는 "창당 이래 가장 어려운 선거를 치르고 있지만 선거가 다가올수록 자민련에 대한 애정이 되살아나고 진심으로 충청권을 대변할 정당이 어디인지를 도민들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막판 스퍼트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의 선거 판도에 대해서는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되는 것이 정치판"이라며 "선거와 정치는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살아 있는 생물인 만큼 눈 앞의 현실만을 놓고 성급하게 결과를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사정도 자민련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을 누렸음에도 세 확산을 꾀하지 못한 탓에 지사 후보를아직 내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4개 시장.군수 후보를 내지 못했고 도의원 후보도11명만 확정한 데 그치고 있다. 오는 12월 대선 승리를 위해 한나라당의 세 확산을 막아야 하지만 지방선거에서자민련과의 공조를 택할지, 독자적인 조직 가동을 통해 활로를 마련해야 할지에 대한 중앙당 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선거운동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도지부 관계자는 "집권 여당이었음에도 1998년 지방선거에서 2곳의 시장.군수와 3명의 도의원을 당선시키는 데 그칠 만큼 충북은 여전히 민주당이 극복하기힘든 지역"이라며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긴 했지만 최선을 다한다면 의외의 결과를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박종국기자 pj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