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을 방문중인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창당준비위원장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면담이 13일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박 의원은 방북에 앞서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고 지금까지 그의 일정도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태여서 성사 여부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박 의원을 대하는 북한당국의 기대 이상의 예우수준이 면담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가능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북측 민족화해협의회가 주최한 환영만찬에는 대남업무를 총괄하는 김용순 비서를 비롯해 민화협 김영대 회장, 노동당 중앙위 림동옥 제1부부장, 김완수 부부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안경호 국장등 대남 실세들이 대거 참석함으로써 박 의원에 대한 북한의 관심이 어느 정도 인가를 실감케 했다. 박 의원을 부르는 북한의 호칭도 극존칭에 가깝다. 북한이 국제적으로 저명한 여류들에게만 사용하는 '여사'라는 호칭을 박 의원에게 사용한 것은 북한 당국이 박 의원을 특별히 예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북한의 이같은 환대에 대해 박 의원은 만찬 답사에서 "역사적인 7.4남북공동성명에서 조국통일 원칙이 세워졌다"면서 "남북이 힘을 합쳐 7.4남북공동성명과 6.15남북공동선언을 이행해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공동발전을 룩하자"고 말했다고 북한 언론은 전했다. 박 의원은 또 1972년 발표된 7.4남북공동성명이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 사이의 합의였음을 확인하고 이 성명이 천명한 `자주'와 `평화통일' `민족대단결' 등 `조국통일 3대원칙'이 역사적인 6.15남북공동성명의 초석이 됐음을 분명히 밝혔다. 박 의원은 또 여성 대표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남북이 힘을 합치자"고 강조한 것으로 북한 방송은 소개했다. 박 의원에 대한 북한당국의 극진한 예우와 박 의원이 행한 평양에서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김 위원장과 박 의원 사이의 면담 가능성이 한층 높아 보인다. 또 북한 방송들은 박 의원이 '유럽-코리아 재단'의 이사 자격으로 방북했음에도 그에게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해 그의 방북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도 박 의원과 김 위원장의 면담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