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가 14일과 17일 차례로 예정된 관훈클럽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후보가 된 이후 정책 비전, 자질, 과거 발언 등을 체계적으로 검증받는 첫 자리인 만큼 심리적 부담이 크고, 지지율에도 직.간접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보기때문이다. 특히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는 공중파와 케이블TV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어서 노 후보측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 후보는 휴일인 12일에도 여의도 당사로 나와 당 정책위 전문위원들과 분야별 의견조율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11일 "내주 후보를 부각시킬 수 있는 이벤트성 일정도 검토해봤으나 후보 자신이 `토론회 준비로 전혀 다른 데 신경을 쓸 새가 없다'고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 후보측은 노 후보의 정책 대안과 주요현안에 대한 시각, `과거 발언' 등은지난 당내 경선과정에서 대부분 노출되고 걸러졌으며, 노 후보도 토론엔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어 일단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 세상' `주식매수 노동자 분배' 등의 과거 발언과 국가보안법 개폐, 언론사 소유지분제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당측과의 조율과정에서 시각 조정과 발언 수위 조절에 다소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노 후보측 핵심관계자는 "노 후보가 그간 밝혀온 입장을 토론회에서180%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보안법의 경우 당론은 `개정'이고 노 후보 입장은 `폐지후 필요시 대체입법'인데, 노 후보가 토론회에서 "개정으로 입장을 바꾸겠다"는 식으로 말하는 게아니라 "폐지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으나 앞으로 당 및 각 관련단체와 심도있는 토론을 거쳐 신중하게 공약화하겠다"는 식으로 말한다는 것. 노 후보는 다른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서도 자신의 소신을 분명히 밝히되, 현실적 대응방법은 당과의 협의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으로 토론에 임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