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전총재가 10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공식지명됨에 따라 지난 97년에 이어 두번째 대선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이번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68%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해 당내에서 '이회창 대세론'을 재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의 대선 승리를 낙관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박빙의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불과 2개월전만해도 그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으나 지금은 '빌라 파문'에 이어 '노풍(盧風)'으로 인해 승리를 장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돌변했다. 이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지난 5년간의 모습에서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는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는 20∼30대 젊은층이 민주당 노무현 후보 쪽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노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20% 이상 뒤졌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는게 이 후보 지지자들의 주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후보는 요즘 '서민 속으로'를 외치며 새로운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받아들이겠다"는 이 후보의 말대로,이를 행동으로 옮겨 결실을 맺게하는 것이 이 후보 앞에 놓인 최대의 과제다. 아들병역 비리의혹, 부친의 친일시비 등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이냐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