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는 10일 잠실 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대의원과 당원 등의 박수로 공식 지명된 뒤 수락연설을통해 ▲역사상 가장 깨끗한 정부 ▲정치개혁 ▲경제.민생 ▲대북정책 등 분야별로 집권시 청사진을 제시하며 정권교체 의지를 다졌다. 그는 먼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주변의 권력형 비리의혹을 거론하고 "친인척이 공직에 새로 취직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고 국정에 참견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할 것"이라며 친인척관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특히 "이를 위해 부패방지위원회 산하에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감찰할 독립기구를 둘 것"이라고 제도적 보완장치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청와대를 영빈관으로 사용하고 대통령 집무실은 국민과가까운 거리로 옮기겠다"며 `국민과 함께 하는 대통령' 이미지 구축도 시도했다. 경제.민생 분야에선 자신의 정책이 `친기업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감안한 듯서민대책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서민생활에 필수적인 소비에 대해선 부가가치세와 특별소비세를 면제할것" "악성질병을 앓고 있는 가난한 서민의 자녀에 대한 치료비를 국가가 지원할 것""주택담보대출 융자한도 확대와 금리인하로 서민들의 내집 마련 꿈을 앞당길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이 후보는 최근 국제적 관심사로 부각된 탈북자 문제에 대해 "탈북자의 안전을 위해 모든 외교노력을 다하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강조한 뒤 `정권창출을 위한 단합'을 거듭 역설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 후보측은 이날 수락연설에 앞서 "제 자식과 친인척의 재산을 공개하고 변동사항을 빠짐없이 공개할 것"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유지할 때까지 특검제를 계속유지할 것"이라는 대목의 포함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했다. 연설문은 유승민(劉承旼) 여의도연구소장이 초안을 잡고 이 후보와 윤여준(尹汝雋) 의원 이병기(李丙琪) 특보 등이 여러차례 독회를 거쳐 최종 정리했다. 특히 9일 오후엔 사무처의 젊은 당직자 6,7명이 참석한 가운데 별도 독회를 열어 검토작업을 벌이는 등 개혁적이고 개방적 내용을 담는 데도 주력했다. 전당대회에 앞서 이 후보는 개인택시기사 부부, 실직자 가족, 의사, 간호사, 농민, 환경미화원,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 각계각층 시민 39명과 행사장 인접 잔디밭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전당대회엔 민주당에서 김원길(金元吉) 사무총장이 축하사절로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