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3남 홍걸씨의 미국내 후원자로 알려진 재미교포 무기중개업자 조풍언씨가 주요 공기업체 경영진을 상대로 홍걸씨의 동서인 황인돈씨(C토건 대표)의 건설공사 하청청탁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조씨는 지난 2000년 봄 경기고 동기생인 당시 한국중공업 윤영석 사장(현 두산중공업 부회장)을 만나 홍걸씨 동서를 소개하면서 황씨의 C토건이 한국중공업에서 발주하는 공사에 참여할 수 있게 배려해주도록 청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산중공업측은 "윤 부회장이 '황인돈씨를 만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해 줬다"면서 "황씨가 윤 부회장에게 공사부탁을 한 것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두산측은 이어 "당시 조씨의 청탁은 극히 의례적이었으며 그 이후 황씨가 하청 자격심사를 받은 적이 없으며 재차 면담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풍언씨는 이번 뿐만 아니라 각종 특혜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단골 막후 인물로 거론돼 왔다. 한나라당 등에 의해서는 '이 정권의 얼굴 없는 실세'라는 의혹을 받아 왔다. 지난 99년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일산 자택을 6억원에 구입한 사실이 공개돼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조씨는 전남 목포 출신으로 경기고를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최근 조씨와 김 대통령간의 친분관계를 부각시키면서 조씨 관련 6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씨가 대표이사였던 기흥물산의 급신장 △대우통신의 TDX(차세대전자교환기시스템) 인수 시도 △대우정보시스템 헐값인수 △아도니스골프장 헐값매입 시도 △삼일빌딩 헐값매입 △강원랜드 입찰비리 등이 그것이다. 연간 매출 3천억원대에 육박하는 대우정보시스템을 99년9월 2백50억원에 인수하는 등 각종 '특혜'를 받은 의혹이 있다는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조씨가 대통령 일가에겐 친인척으로 분류될 만큼 절친한 관계"라며 '정황근거'를 대기도 했다. 조씨 집안과 이웃으로 살았던 김 대통령은 젊은 시절 조씨 부친의 선박회사에서 근무했고 조씨 부친이 지역 청년단장일때 부단장으로 활동했다는게 증거의 일부다. 또 5공때 망명시절과 97년 대선 당시 조씨로부터 물심양면의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승국 의원은 "무기중개산 조씨가 대표이사였던 기흥물산이 현 정부 출범 후 26건의 군납을 따냈다"며 "조씨가 여러 건의 군납을 성사시킨 배후에는 대통령 아들들이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조풍언 게이트의 규명 없이는 대통령의 비리척결은 구두선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김수찬.김홍열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