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탈당으로 여야 구분이 사라짐에 따라 16대 후반기 원구성 문제가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회법상 후반기 의장단은 25일, 상임위원장단은 29일까지 구성을 완료해야 하지만 국회 주도권을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기싸움을 벌이고 있고 자민련은 `캐스팅 보트' 행사를 통한 입지 확보를 노리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또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의 임기가 오는 13일 끝나기 때문에 후임 총무가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으며 협상이 시작돼도 교섭단체간 첨예한 대립으로 6.13지방선거 이후로 넘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의석분포는 재적의원 269명중 한나라당 133석, 민주당 115석, 자민련 15석,비교섭단체(무소속) 6석이다. ◇한나라당 = 후반기 원구성이 대선 정국은 물론 대선후 국회 주도권과 여야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수 있는 만큼 원내 1당으로서 당당한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방침. 이에 따라 관례상 여당몫이었던 국회의장을 비롯해 부의장 1석과 사무총장을 반드시 확보하고, 여기에 운영, 예결, 법사, 정보위 등 노른자위 상임위도 자당몫으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과 협상을 계속하되, 타협이 안될 경우 과반에서 2석이 모자라는 한계를 자민련과의 연대 또는 무소속 일부 의원들과의 연대를 통해 극복한다는복안이다. 이재오 총무는 7일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서 당당하게 원내 제1당의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며 "자민련이나 무소속 등 다른 당과의 연대방안은 고도의 협상전략이필요한 만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 형식상 여야의 개념은 사라졌지만, 국회의장의 경우 관례대로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며, 사무총장도 의장을 맡는 당이 지명해왔기 때문에 당연히 자당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상임위원장단은 전체 19개중(예결.윤리특위 포함) 현재 운영, 행자, 국방, 문광,환노, 정보, 예결, 산자위원회등 8개를 현재 맡고 있는데 후반기엔 일부 상임위를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특히 현재 한나라당이 맡고 있는 통외통위와 법사위원장을 원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의석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 분포가 8(민주)대 9(한나라)대 2(비교섭단체)이지만, 정보위원장은 다른 상임위와 달리 임기가 4년이어서 후반기 원구성 대상이 아니다"며 "따라서 18개 위원장을 전반기 비율에 준해 8대9대1로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 국회의원들의 자유의사에 따라 국회의장을 교차투표(크로스보팅)로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의장이 당적을 갖지 못하도록 한 뜻은 공정한 의사진행을 위한 것인 만큼예전처럼 각당이 후보자를 내 밀실에서 담합할 것이 아니라 의장 후보들이 출마, 의원들이 자유로운 투표를 통해 뽑아야 한다는 것. 자민련 일각에선 대통령의 탈당으로 여당 지위가 사라져 민주당이 국회의장 자리를 적극 주장하기 어려운 틈새를 이용, 민주당과 연대해 자민련이 국회의장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학원(金學元) 총무는 "국회법에 비교섭단체에도 의석수에 따라 상임위원장을배분하게 돼 있으므로, 현재 자민련이 보유한 농림해양수산위와 윤리특위 및 월드컵특별위원장은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추승호 전승현 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