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를 한달여 앞둔 가운데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각 정당의 광역 및 기초단체장 경선에서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현직이라는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단체장은 물론 중앙당이나 지구당위원장 차원에서 암묵적으로 지원해 선출이 당연시되거나 확실시되던 후보가 탈락하는 사태가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정당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상향식 공천제에 따라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긴 하지만 새 인물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요구가 국민 참여 경선제로 분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인 전남의 경우 지난 4일 실시된 민주당 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허경만 현 지사가 박태영 전 산자부장관에 고배를 마신데 이어 6일 민주당 무안군수경선에서도 이재현 현 군수가 서삼석 도의원에게 패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실시된 민주당 목포시장 경선에선 대통령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흥래 전 행자부차관이 전태홍 목포상공회의소 회장에게 패했고, 2일에는 민주당 화순군수 경선에서도 3선에 도전하는 임흥락현 군수가 임호경 도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전남의 민주당 기초단체장 경선은 7일 현재 고흥을 제외한 21개 시.군 기초단체중 10개 단체장 후보가 새 인물로 교체돼 이변이 가장 많이 나온 광역단체로 꼽히고있다. 민주당의 아성인 전북에서는 민주당 공천이 70% 끝난 이날 현재 14개 시.군 현역 단체장 가운데 당 공천을 받은 인사는 김완주 전주시장과 곽인희 김제시장, 최규환 부안시장 등 3명에 불과한 상태다. 지난 4일 실시된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에서도 고재유 현 시장이 `현직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이정일 전 서구청장에게 무릎을 꿇었다. 자민련의 아성인 충남에서도 최근 자민련 부여군수 후보 경선에서 김무환 충남도지부 사무처장이 유병돈 현 군수를 물리치는 이변을 낳았다. 유 군수는 김종필(金鍾泌) 총재의 공천으로 2번이나 군수를 역임, 이번에 무난한 당선이 예상됐었으나경선 방침 확정 후 바닥을 누빈 김씨의 도전에 무너지고 말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남 천안시장 민주당 경선도 약세로 평가받던 김세응 천안갑지구당 부위원장이40대의 젊은 이미지를 내세우며 승리를 거둬 이변의 주인공이 됐고 한나라당 공주시장 후보에 선출된 이준원 공주대 교수도 30대의 젊음과 참신성을 내세워 직능단체장등 유력인사 2명을 제치고 후보로 선출됐다. 같은 충남의 자민련 홍성군수 후보로 선출된 공무원 출신의 채현병씨와 또 민주당 서천군수 후보로 뽑힌 정당인 출신 나소열씨 등도 당초 예상을 뛰어 넘는 결과로받아들여지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한나라당 고양시장 경선에선 황교선 현 시장이 최근 강현석 국회정책연구위원에게 석패했으며 민주당 의정부시장 경선에서 김기형 현 시장도 박창규전 시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강원도 고성에서는 황종국 현 군수가 자민련을 탈당, 한나라당에 입당해 경선에나섰으나 함형구 전 춘천부시장에 밀려 탈락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28일 치러진 한나라당 대구 중구청장 후보 경선은 김주환 현구청장이 정재원 지구당 부위원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한 지방정가 관계자는 "국민 참여 경선제 도입 이후 지구당위원장의 의중이나 기득권에 관계없이 참신한 후보와 변화를 바라는 대의원들의 의사가 경선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어 정당 민주화 등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능력있는 시민단체 후보나 여성 후보 등도 단체장 후보 경선에 나섰으나 대부분 조직력과 자금력이 부족한데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초한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이들에게도 패기와 참신성이 있지만 아직도 기존 정당의 벽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