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42·구속)가 검찰출두 직전 "이만영 청와대정무비서관,최성규 전 경찰청특수수사과장,국정원 직원 등이 수차례 대책회의를 해 나에게 외국으로 밀항해 도피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의 주장을 녹음테이프로 남겨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나라당은 최씨의 이같은 녹음내용이 7일 언론에 보도되자 김대중 대통령의 퇴진운동까지 벌이는 문제를 거론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른 최씨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최규선씨가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왕자가 (주)대우와 현대자동차에 투자하도록 지원했다"고 주장한데 대해 이들 회사 관계자들은 "최규선씨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 여부는 알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정권퇴진운동 불사=한나라당 이재오 총무는 "대통령 부인과 아들 비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며 "이달 말까지 특검과 TV청문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총무는 "13일까지 가두시위 등 준법투쟁을 해도 대통령이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탄핵국면에 돌입할 것"이라며 "대통령 퇴진운동을 요구하는 가두서명운동을 통해 전국적으로 퇴진운동을 전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최씨 녹음테이프와 관련,"청와대,경찰,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범죄자를 숨기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최규선에 대한 회유와 압박으로 증언을 조작하려한다는 제보가 있다"면서 "이 정부는 거대한 범죄집단"이라며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검찰 녹음테이프 진위 수사=최규선 게이트를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 부장검사)는 이날 최씨의 녹음테이프를 입수,내용의 진위 및 녹음경위 등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녹음테이프에 담긴 '밀항 대책회의'주장과 청와대 비서관들의 도피권유 등 배후의혹,김홍걸씨에게 수표 1백만원권 3백장을 줬다는 주장의 진위여부 등에 관해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최씨의 이종사촌형인 이모씨가 지난달 12일 서울 강남의 한호텔에서 최씨가 김희완 전서울시정무부시장,최 전총경,송재빈 타이거풀스대표 등과 함께 검찰소환에 대비한 대책회의를 할 때 참석했고 문제의 녹음테이프를 보관해온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이씨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최규선씨 외자유치 역할 불투명=지난 98년3월 알리드 왕자에 1억달러의 전환사채(CB)를 매각한 (주)대우 관계자는 "최씨가 김우중 전 회장을 만났거나 외자유치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날 5천만달러어치의 CB를 넘긴 현대자동차도 당시 정몽규 회장이 왈리드 왕자를 만나 투자가 성사됐지만 최씨의 개입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배·조일훈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