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의문사인 고 최종길 서울법대교수와 한총련 간부 김준배씨의 사인이 추락사가 아니라 바닥에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누군가 신체를 이용, 몸 뒷면에 압력을 가했을 때 발생하는 `양면성 압박'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법의학자의 소견이 나왔다. 지난 73년 중정에서 조사를 받다 의문사한 최교수와 97년 경찰 추적을 피해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진 김준배씨(당시 26.한총련 투쟁국장)씨 사건의 법의학 감정을 담당했던 일본 법의학자 가미야마(上山滋太郞) 박사는 5일 이들의 죽음이 '양면성압박'이라는 유사한 사인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특별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가미야마 박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천주교인권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교수의 경우, 심장 우심방 뒷면과 `하대정맥'이 파열된 점 그리고 뒤쪽 늑골만 부러진 점 등으로 미뤄 바닥에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누군가 몸 전면으로 뒤쪽에서 누른 힘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미야마 박사는 또 "최교수 추락 당시 으깨진 왼쪽 발목 등에서 출혈이 없는등 사후 손상이 있었다는 점을 볼 때, 최 교수가 양면성 압박을 포함한 고문으로 이미 숨진 뒤 던져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미야마 박사는 김씨의 죽음과 관련, "추락높이가 4m정도로 높지 않고 추락지점이 잔디밭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추락으로 사망했다고는 볼 수 없다"며 "몸뒤쪽에 있는 폐에서 과다한 출혈이 발생한 점으로 미뤄 떨어진 뒤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경찰관(들)이 김씨 몸을 덮치거나 발이나 무릎으로 가격, `양면성 압박'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