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빠르면 6일 민주당을 탈당할 것으로 알려져 양대 선거를 앞둔 정국 전반에 큰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전망된다. 김 대통령은 정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서 국정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민주당 탈당이 불가피하다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5일 밝혔다. 또 각종 게이트 의혹과 3남 김홍걸씨를 비롯한 세아들 문제 등 잇단 물의를 완전히 정리하고 새로운 국면에서 국정을 이끌어가기 위해 민주당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그동안 월드컵 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연말 대통령 선거 중립의지 표명을 통한 정국안정, 그리고 경제회복 등을 위해 민주당을 탈당하는방안을 검토해 왔다"고 설명했다. 김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할 것이라는 분석은 야당시절 자신의 오른팔이었던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고문이 검찰에 소환돼 구속 수감되면서 감지되기 시작했던게 사실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권노갑 전고문이 구속수감된 것은 각종 게이트 의혹은 물론, 아들 문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처리하겠다는 김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 전고문의 구속은 단순히 권 전고문 개인의 비리의혹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권력 핵심부와 관련된 각종 의혹의 정리와 단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김 대통령은 이와 함께 여야의 공방 등으로 아들 문제가 법의 문제를 벗어나 정치적 문제로 변질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을 탈당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통령은 특히 양대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온 만큼6.13 지방선거전에 당적을 버려 여야로 부터 초월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선거관리에나서기 위해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또 최근의 정국 상황과 관련, 탈당을 결심하는데 있어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처지도 고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에서 바람을 일으키던 노 후보의 지지도가 세 아들의 잇단비리연루 의혹과 야당측의 공세로 인해 조정국면을 맞고 있는데 대해 부담을 느꼈을것으로 보인다. 즉 `정치 불개입' 입장속에서도 민주당 당적을 계속 보유함에 따라 야당측이 아들문제 의혹을 노 후보 흠집내기에 이용하고 있는 것은 여야간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민주당 일각에서는 지난 주말부터 김 대통령이 민주당 탈당 등의 조치로아들문제를 정리해 노 후보의 부담을 덜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왔던게사실이다. 김 대통령이 탈당시점을 당초 예상보다 빠른 6일께로 잡은 것은 월드컵 개막식이 채 한달도 남지 않은 만큼 아들 문제 등을 하루빨리 정리하고 국정에 전념하는전환점을 더이상 늦춰서는 안된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이젠 모든 것을 정리하고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국정에 전념해야 시점"이라고 말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이와 관련, 김 대통령이 아들 문제 등에 대한 대국민 입장을 직접 표명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홍걸씨 등 대통령 아들들에 대한 검찰수사의 발걸음도 대폭 빨라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각종 게이트 의혹과 아들 문제 파문을 하루빨리 정리하고 국정에 전념하는 분위기를 조성시켜야 한다는 김 대통령의 의지가 직.간접적으로 검찰에 전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은 야권으로부터는 `환영' 보다는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노후보=DJ후계'라는 등식을 토대로 여권을 공격해온 한나라당으로서는 김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측은 "김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은 국정에 전념하기 위해서 일뿐이라는 점을 한나라당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이 민주당 탈당에 이어 중립내각 구성 등 야당의 오해를 풀수 있는 또다른 `후속조치'를 취할 지 주목된다. lrw@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래운 정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