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육군의 차세대 대포로 개발하려던 크루세이더가 빛을 보지 못하고 폐기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2일 크루세이더 포 체계의 대안을 30일 이내에 제시하도록 육군에 명령했다고 밝히고 "이는 그것을 취소하려는 의도를 명백히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럼즈펠드 장관의 발언은 유나이티드 디펜스 인더스트리가 개발 중인 110억 달러짜리 크루세이더를 계기로 미군의 차세대 무기를 둘러싼 국방부, 육해공군, 의회의 힘겨루기가 표면화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은 F-22 전투기, 코만치 헬기, 합동타격전투기(JSF), 수직이착륙기 V-22 오스프리 등의 신무기개발에 회의를 제기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월포위츠 부장관과 에드워드 올드리지 획득 차관이 전날 토머스 화이트 육군장관에게 크루세이드 개발비로 2003년 예산안에 계상된 4억7천520만달러를 대체 기술 개발에 전용할 방안을 강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럼즈펠드 장관은 "다른 한편으로는 취소와 관련해 최종 결론을 내렸다면 연구를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말해 155㎜ 곡사 자주포인 크루세이더 계획을 아직은 완전히 취소하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럼즈펠드 장관 등은 크루세이더가 냉전시대의 유물로 기득권 세력 때문에 추진되고 있다고 비난하며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위력을 발휘한 정밀 유도 무기 개발을지지했다. 그러나 육군과 크루세이더의 생산 예정지인 오클라호마 출신 의원들은 "크루세이더는 육군 무기 현대화의 핵심"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