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남북 이산가족 방문행사가 3일 남측 상봉단 466명이 속초항으로 귀환함에 따라 엿새동안의 순차상봉 일정을 모두 마치게 된다. 이번 상봉은 서울.평양 교환방문으로 치러진 세 차례 방문단 행사와 달리 금강산으로 장소를 옮겨 처음으로 치러졌지만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순조로운 진행으로 금강산 상봉의 새 발판이 일단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봉 어떻게 진행됐나 이번에 만난 이산가족은 남측 565명과 북측 283명 등 모두 848명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사흘간 남측 방문단 99명이 북측 가족 183명과 만난데 이어 1일부터는 북측방문단 100명이 남측지역에서 간 466명의 가족과 만났다. 이들은 첫날 단체상봉과 이틀째 개별상봉 등 모두 6차례에 걸쳐 10∼12시간 동안 재회의 기쁨을 누렸다. 특히 가족들과 함께 하는 참관 일정이 처음 시도돼 남북 가족들은 나란히 손을 맞잡고 구룡연과 삼일포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가졌다. ▲문제점 없나 북측이 처음으로 이산상봉의 TV 생중계를 허용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등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었다는 평가가 일단 우세하다. 북측은 남측 상봉단의 경우, 지원요원.취재진을 포함해 500명이 넘는 인원의 입출국 수속을 30분만에 끝냈다. 관광객의 경우 관광증에 입출북 도장을 날인하고 까다롭게 통관절차를 밟았지만 이산가족에게는 명단확인만으로 간단히 통과시킨 것. 하지만 금강산 이산상봉을 보다 효율적으로 치르기 위한 남북 당국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게 상봉가족들의 지적이다. 우선 고령자가 많이 포함된 상봉단을 위한 편의시설 마련이 시급하다. 금강산 현지의 숙박시설이 부족해 466명의 남쪽 가족들은 속초항에서 금강산 장전항까지의 이동수단인 설봉호와 금강산 현지의 선상호텔인 해금강호에 분산 투숙하는 불편함이 뒤따랐다. 또 설봉호 내부에 엘리베이터 시설이 부족해 대다수 노약자나 휠체어를 탄 가족들이 계단을 이용해야 했다. 식사문제 역시 남북 양측이 준비한 오.만찬 음식이 서로 입에 맞지 않아 거의 먹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이번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고령이나 환자인 이산가족의 응급후송대책은 더욱 보완할 필요가 있다. 또 고령 이산가족들이 상봉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다 숨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상봉단 후보 선정 등에서 고령자들의 절박한 사정을 반영하는 가중치 등 새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5차 상봉 가능할까 엿새 체류기간 남북 적십자 관계자들은 수 차례 접촉을 통해 향후 상봉 추진문제와 적십자회담 개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결론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 기자들과의 접촉에서 '5차 상봉문제'를 언급함으로써 상봉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북측이 그동안 요구해온 금강산 상봉을 남측이 수용하고 비교적 무난하게 첫 행사가 마무리됨으로써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적십자회담 개최를 통해 △5차 상봉 △면회소 개설 △상봉 및 생사.주소확인, 서신교환의 확대 등 이산가족문제의 제도적 해결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또 상봉시 가족간의 동숙 허용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뤄져야할 문제로 꼽히고 있다. 이를 위해 북측의 호응을 계속 유도할 수 있는 대북식량지원 등 인도적 후속조치를 지속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금강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