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는 지난 1884년부터 이어져 내려온 의회의 배타적 출입기자단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2일 발표했다. 총리실은 현재 총리실 대변인이 매일 그날의 문제에 대한 정부 입장을 의회 출입기자단에 설명하는 의회 출입기자단 제도가 폐지되고 앞으로는 미국식의 기자회견을 통해 기자들에게 정부 입장이 전달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의회 출입 기자들은 특별한 출입증을 가지고 매일 총리 관저 안에 있는 방에 모여 아침 회의를 한 뒤 오후에는 총리실 대변인을 의회로 불러서 브리핑을 받아왔다. 총리실은 이 제도가 교육담당 기자 등 전문기자들의 경우 자신들의 전문분야가 그날의 정치적 문제가 되더라도 브리핑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어 폐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로빈 쿡 노동당 하원지도자는 이 같은 변화가 "의회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모든사람들에게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쿡 하원지도자는 "의회에서 발언하는 각료들이 출입기자단 뿐만 아니라 관심있는 전문기자들이나 지방언론사 기자들과도 대화할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총리실은 의사소통 방식의 변화로 정치에 식상한 국민의 관심을 의회로 다시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총리와 다른 각료들은 모두 이 문제가 진지하게 생각해야할 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대변인을 지낸 버나드 잉엄 경은 이같은 정부발표를 "넨센스 덩어리"이며 "속임수"라고 일축했다. 잉엄 경은 "무엇보다도 정부는 출입기자단 제도를 없앨 수 없다. 정부가 출입기자단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기자단은 독립적인 단체다"고 말했다. 잉엄 경은 "정부가 요즘 언론과 매우 불편한 관계에 있다. 정부는 제대로 성취하는 것은 없고 모든 것이 실제로 이행되지 않고 홍보만 하며 모든 게 조작이다. 이번 의회 출입기자단 폐지도 또한번의 조작일 뿐이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