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으로부터 진승현씨에 대한 금감원 조사무마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1일 검찰에 출두한 권노갑 전 민주당 상임고문에 대한 수사는 긴박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권 전고문이 조사를 받고 있는 11층 특조실 철문은 굳게 닫힌채 좀체 열릴 줄몰랐으며 가끔씩 수사관들이 수사 서류를 들고 오갈 뿐 적막감이 감돌았다. 권 전고문이 조사를 받고 있는 옆방에서는 진승현씨가 조사를 받았으며 간간이문밖으로 실랑이를 벌이는 소리가 새어나와 강도높은 수사가 이뤄지고 있음을 짐작케했다. 검찰은 집권여당의 상임고문 출신으로 여권실세로 불렸던 거물 정치인에 대한예우에 각별히 쓰는 모습이었다. 수사를 맡은 박영관 특수1부장은 이날 오전 9시55분께 권 전고문이 1층 청사로비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박 부장검사는 "권 전고문 정도면 거물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영어로 세도있는 정치인을 뜻하는 `폴리티컬 헤비웨이트(political heavyweight)'란 말을 써가며 "어느 정도 예우는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부장은 5분 뒤 권 전고문이 10층에 도착하자 "안녕하십니까"라며 정중히 인사한 뒤 직접 방으로 안내, 20분 정도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눴다. 권 전고문은 조사도중 검찰청 주변 밥집에서 배달해온 순두부 찌개로 홍만표 부부장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검찰 관계자는 "권 전고문이 밥그릇을 말끔하게 비웠다"고 전했다. 권 전고문은 점심식사가 끝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이석형 변호사를 1시간 가량 접견하면서 검찰수사에 대한 대비책을 상의했다. 권 전고문의 검찰 출두에는 조승형 전 의원을 비롯, 전갑길.윤철상.조재환.이훈평.박양수 의원 등 전.현직 의원 6명이 동행했으며 아침 일찍부터 민주당 당료 10여명이 검찰청사 현관에 모여 권 전고문을 기다렸다. 이날 검찰청사에는 권 전고문을 취재하기 위해 100명 안팎의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고 방송중계차 10여대가 생중계하는 등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