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가 지난달 30일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부산시장 후보추천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에 대한 YS의 반응이 주목된다. 노 후보가 제시한 후보는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 한이헌(韓利憲) 전 대통령경제수석, 문재인(文在寅) 변호사 등 3명으로, YS의 시장후보 추천 여부에 따라노 후보에 대한 YS의 의중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YS가 노 후보 요청에 따라 시장후보를 낙점해 줄 경우 이는 곧 노 후보가 제기한 `신민주대연합론'에 대한 공감의사를 분명히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아직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채 고심중인것으로 전해졌다. 박종웅 의원은 "어제 노무현 후보가 상도동을 다녀간 뒤 YS와 오찬을 함께 했으나 김 전 대통령은 그에 대해 일절 언급이 없었다"며 "현 단계로서는 추천여부는 물론 추천을 할 경우 누구로 할지 모두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김 전 대통령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지 않겠느냐"며 "나 자신은 부산시장에 대해 크게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어떤 형식이든 YS가 결정하는대로 따를것"이라고 말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그러나 상도동 주변에서는 YS가 적어도 이달 9일 한나라당 대선경선이 끝날 때까지는 입장표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들이다.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로 공식확정되면 당연히 상도동에 인사차찾아와 예의를 갖출 것인 만큼 이 후보와도 만나는 등 시간을 갖고 여야를 뛰어넘는`킹메이커' 위상을 과시한 다음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박종웅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이 `노 후보의 YS 비난 발언록'을 제시하며노 후보를 비난한 데 대해 "10년전부터 말한 것을 가지고 그러는 것은 치졸하다"며"노 후보는 어제 YS를 방문해 옛날 잘못을 사과했지만 YS로부터 더 큰 혜택을 받은이회창 후보측은 전혀 반성도 없으니 오히려 적반하장"이라고 노 후보를 두둔하면서한나라당 태도를 비판했다. 박 의원은 "노 후보는 말로만 비판했다"며 "자기들은 열배 백배 더 도움받고도YS의 인형을 만들어 패고, 99년 방일때 김포공항에서 페인트 세례를 받았을 때는 내가 당사에서 회견하겠다는 것도 못하게 하는 등 의리를 안지키고 섭섭하게 해놓고,싸움붙이는 것도 아니고..."라고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