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이회창 후보가 부산시장 선거를 놓고 정치적 명운을 건 대결에 들어갔다. 부산시장 선거 결과는 PK(부산·경남)민심의 척도라는 점에서 노 후보가 추진중인 정계개편의 방향타가 될 뿐 아니라 두 사람의 대선승패와도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최대 관심은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노 후보를 지방선거에서 돕느냐 여부다. 노 후보는 30일 YS와의 회동에서 박종웅 의원과 한이헌 전 청와대 경제수석,문재인 변호사 등 세명의 부산시장 후보 이름을 거론하며 '낙점'을 요청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노-YS '틈새 벌리기' 공세를 펼치고 있다. ◆노 후보 'YS답 기다려'=노 후보는 이미 부산과 경남,울산 광역단체장중 최소한 한석이라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재신임을 묻겠다고 공언해왔으며 이중 부산지역을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고 있다. 노 후보는 1일 기자간담회에서 "(30일 회동에서) YS에게 '부산시장 선거가 걱정이다. 이 선거가 중요한 고비'라고 말씀 드리면서 세명을 거론했다"며 "YS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YS의 의중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노 후보는 "YS에 추천한 세명 정도면 일전을 치를 수 있다"며 "YS가 돕겠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YS의 의중이 실리면 파괴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YS가 후보를 추천할 경우 노풍(盧風)에 YS의 지원을 더하는 모양새가 돼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박종웅 의원은 이날 "아직 출마여부를 생각해 본 적이 없으나 YS의 뜻에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YS는 부산민심 추이 등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 부산수성 비상=이 후보는 'YS-노'간 협력이 가시화되면 '노풍'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보고 두 사람간의 연대 차단에 나섰다. 남경필 대변인은 '노 후보의 YS비난 12선'을 공개한 뒤 "노 후보는 지난 10년간 틈만 생기면 YS를 매도하다가 순식간에 얼굴 빛을 바꿨다"고 공격했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권철현 의원의 안 후보 지지 선언으로 경선 후유증은 사라졌으며 선거 전에 돌입하면 지지층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YS-노'의 연대에 대비,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돌입했다. 김형배.이재창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