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권노갑 전 고문이 지난 97년 한보비리 사건에 연루돼 검찰에 소환된 이후 5년만에 다시 진승현씨로부터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1일 검찰에 출두했다. '동교동계 맏형'으로 불리던 권씨는 지난 97년 2월 한보그룹 정태수 당시 회장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2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검찰에 소환돼 구속기소됐었다. 권씨는 서울지법에서 같은해 3월부터 6월까지 9차례 재판을 받은 끝에 징역 5년에 추징금 2억5천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1심 선고 직후 곧바로 항소했으나 서울고법에서 같은해 7-9월 5차례 재판끝에 항고기각 판결을 받고 상고를 포기, 형이 확정됐다. 서울구치소에서 옥살이를 하던 권씨는 이듬해 8월 '8.15특사'로 1년6개월만에풀려나면서 복권됐으나 일주일뒤 외유를 떠났다. 그러던 그는 99년 2월 국민회의 고문으로 정치에 복귀한 뒤 재작년 8월 김대중대통령의 지명케이스로 민주당 최고위원에 올랐다가 당내갈등으로 4개월만에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는 등 정치적 부침을 겪어왔다. 검찰은 이번 권씨 소환과 관련, 사법처리에 대한 자신감을 시사하고 있으나 권씨는 검찰출석 직후 "진승현씨는 본 적도 없고 돈을 받은 적도 없다"며 금품수수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자금 지원에 대해서도 "김근태 고문과 정동영 후보에게 각2천만원씩 지원한 것은 사실이나 그외에 어떤 의원이나 정치인에게도 돈을 준 적이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만 72세 고령인 권씨에게 이번 검찰 소환은 40여년 정치인생에 있어서최대고비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보비리 이후 금품수수 의혹으로 다시 5년만에 검찰에 소환된 권씨에 대한 검찰의 조사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기자 freemong@yna.co.kr